“국제유가 거센 파도…한국 주유소, 가격은 하향 곡선 지속→소비자 시선은 어디로”
일상이 흐르는 아침, 휘발유를 가득 채운 탱크 위로 한줌의 햇살이 흩어진다. 이제 매번 주유기의 숫자를 바라보며 주머니 사정을 따지는 이들에게, 다시 한번 희미한 안도의 숨결이 번져간다. 5월 둘째 주, 한국 내 주유소마다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판매 가격이 나란히 내림세를 보였다. 전국 평균으로 휘발유값은 2.4원 내려 1,637.4원을 기록했고, 경유는 3.3원 하락한 1,503.3원에 닻을 내렸다.
그러나 바다 건너 국제 시장은 사뭇 다르다. 미국과 중국 정부가 임시적으로 관세 인하 정책을 꺼내들자, 유가의 맥박 역시 꿈틀거렸다. 세계 경기 둔화와 석유 수요 감소 우려가 한풀 꺾이자 두바이유는 2.8달러 올라 65.0달러, 국제 휘발유는 2.4달러 상승한 76.1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3.6달러 올라 81.4달러라는 수치를 새겼다.

서울 도심 곁길, 대구의 유정, 그리고 국도를 따라 펼쳐진 주유소마다 가격이 교차한다. 서울의 휘발유 값은 지난주보다 7.4원 낮은 1,710.6원을 나타냈으나, 대구 지역은 오히려 소폭 오른 1,597.9원을 기록했다. 브랜드별로는 SK에너지 주유소가 리터당 1,646.8원으로 정점에 섰고, 알뜰주유소가 1,606.4원으로 가장 낮은 풍경을 그렸다.
원유시장의 요동은 국내 가격에 짧게는 2주, 길게는 3주 가량의 시차를 띤 채 스며든다. 이달 국제유가의 연이은 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환율 하락이 이어지며, 국내 기름값은 당분간 내려가는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국제 제품가와 환율 하락이 지속됨에 따라 다음 주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안정적인 하락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심스러운 낙관을 비쳤다.
세계 경제와 석유 시장의 파고, 그리고 환율의 물결—이 모든 요인이 엮이는 순간, 한국의 아침을 여는 소비자도 투자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국제휘발유 시장의 등락, 환율 변동, 각국 정책의 초침이 맞물릴수록, 국내 기름값은 한동안 신중한 변화의 흐름 속에 머무를 것으로 예측된다. 이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이들, 그들의 시선 끝에 펼쳐질 에너지의 지형엔 오늘도 얇은 긴장의 실금이 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