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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미 수출 43% 급감”…동남아 경유 우회 물량 껑충,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
국제

“중국 대미 수출 43% 급감”…동남아 경유 우회 물량 껑충,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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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7월 7일, 중국(China)의 5월 대미(對美) 수출이 미국(USA)의 고율 관세 정책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통계는 글로벌 무역질서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며, 중국산 상품이 동남아시아 국가를 경유해 미국 시장에 우회 진출하는 새로운 경향이 뚜렷해졌음이 드러났다.

 

관세 장벽에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출은 4.8% 증가했으며, 아세안(ASEAN)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각각 15%, 12%씩 늘어 대미 수출 감소분을 일정 부분 만회했다. 경제 분석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5월에만 중국산 수출품 약 34억 달러가 베트남(Vietnam)을 통해 미국으로 수출됐으며,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Indonesia) 경유 물량도 8억 달러에 달해 25% 성장했다.

중국 대미 수출 43% 감소…동남아 경유 우회 수출 30% 늘어
중국 대미 수출 43% 감소…동남아 경유 우회 수출 30% 늘어

중국은 베트남에 대한 전자부품 공급을 54% 확대했으며, 인쇄회로기판·전화기 부품·평면 디스플레이 모듈 등이 주를 이뤘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2018년과 유사하게, 관세 도입 이후 미국의 대중국 수입은 줄었으나 동남아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한 패턴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인도(India) 역시 공급망 변화의 중심에 섰다. 애플(Apple)이 내년부터 미국 판매용 아이폰을 전량 인도에서 조립하기로 밝힌 가운데, 5월 인도의 대미 수출이 17% 증가했다. 동기간 인도가 중국(홍콩 포함)에서 들여오는 수입 역시 22.4% 늘어난 사실이 확인됐다. ‘글로벌 트레이드 리서치 이니셔티브’의 아자이 스리바스타바 창립자는 “인도의 전자제품 및 기계류 수입 증가와 대미 수출 확대는 글로벌 공급망이 관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1~5월 EU로의 중국산 의류·기계·화학제품 수입도 크게 증가했으나, 시장 전문가들은 이 물량이 미국행 재수출보다는 현지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동남아시아와 인도를 매개로 하는 공급망 재편이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정치적 리스크가 시장과 산업 구조에 장기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며, 지역 교역구조의 변화가 글로벌 증시와 무역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글로벌 공급망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사적 변형”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미 직접 수출 감소와 우회 경로 확대가 국제 무역질서와 기업 전략, 그리고 각국 경제성장률에 장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구조적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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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남아#공급망재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