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 송금된 순간”…대한빙상경기연맹, 국제대회 파견 피싱→경찰 수사 확산
국제대회 출전을 앞둔 빙상대표팀의 들뜬 준비 분위기 속, 송금 한 통이 뿌연 그림자를 드리웠다. 해외 현지 조직위원회 명의의 이메일에서 출발한 요청은 그저 평범한 파견 절차의 일부로 비쳤다. 하지만 송금액 6천만원은 6개월 뒤에야 피싱 범죄의 흔적으로 되돌아왔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6차 대회와 주니어 월드컵 3차 대회를 준비하던 지난 1월과 2월, 이탈리아 밀라노, 캐나다 퀘벡 현지 조직위원회를 사칭한 이메일을 연이어 수령했다. 당시 긴박한 일정에 따라 담당자는 숙박비와 식비 명목으로 각각 3천900만원과 2천100만원, 총 6천만원을 두 곳의 계좌로 이체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절차가 실제 국제대회 지원 행정의 일부로 여겨진 것은 현장 업무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7월에 이르러 해당 계좌가 실제 조직위원회와 무관한 피싱 세력임이 드러났고, 내부 점검에서 범죄 가능성이 확인됐다. 연맹은 즉각 서울 송파경찰서에 사건을 신고했다.
연맹 관계자는 “현재 경찰의 정확한 조사와 확인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며 추가 입장은 아꼈다. 이번 사건은 국제 스포츠 교류가 활발해지는 시대에도 여전히 보안의 빈틈이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익숙한 절차, 안심하던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범행의 틈이었다. 스포츠에 깃든 신뢰의 가치가 자칫 흔들릴 수 있는 경각심의 순간이었다. 선수단의 굳은 일상 속 긴장과 노력이 그저 헛되지 않도록, 국제 스포츠 현장에서도 정보 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