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현실을 누비다”…‘게임문화축제’로 세대가 소통하는 서울의 9월
요즘 게임을 직접 ‘체험’하는 축제가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오락이나 소수의 취미처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온 가족과 친구가 함께 어우러지는 예술적 경험이 됐다. 게임문화의 확장은 거리의 풍경을 바꾸고, 일상에 새로운 즐거움을 들여온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40 하이커 그라운드에선 이른 가을바람과 함께 ‘게임문화축제’의 기대감이 물든다. 게임 속 익숙한 풍경이 현실 공간에 펼쳐지는 몰입형 체험존, 다채로운 코스프레와 게임 음악이 어우러진 축제 분위기는 SNS에서도 화제를 모은다. 아이들과 부모, 게임 마니아와 처음 경험하는 방문객까지 세대 구분 없이 모여든다. “이렇게 화려한 코스프레를 직접 보니 신기하다”, “아들이랑 게임 한 판 하고 오늘 이야깃거리가 한가득 생겼다” 일상의 피로가 녹아내리는 현장 목소리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마련한 이번 축제에서는 국내외 인기 게임의 세계관을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구현했다. 12개 게임의 원화를 모은 갤러리와 증강현실로 구현된 홀로그램 포토존, 코스프레 체험존 등은 ‘감상’을 넘어선 실제 경험의 장이다. 관계자는 “게임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예술이자 소통의 매개체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새로운 문화 공간”이라 느꼈다.
주말에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캐리커쳐 이벤트와 코스어 타임어택, 게임 OST 라이브 공연, 이스포츠 대회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현장에서 만난 한 대학생은 “보드게임 테이블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금세 친구가 됐다. 게임이 정말 세대를 잇는구나 싶다”고 표현했다. 부모 세대 역시 “아이 손을 잡고 함께 즐길 추억을 오랜만에 만들었다”며 공감과 만족감을 아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일상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감각적 소통’이라고 읽는다. 게임문화축제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예술, 소통, 가족의 리듬을 새롭게 만드는 삶의 신호탄이 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9월의 청계천, 게임과 현실이 만나는 그 순간, 누구나 주인공이 돼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