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두, 윤석열 계엄 오판 외면 고백”…국민의힘 사과문→정치 쇄신 물결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 흔들림 없이 정면을 응시한 채 국회 본관 앞에 섰다. 이른 여름의 햇빛 아래 그는 22대 국회의원으로서 자신의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결정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지난 세월, 당 지도부와 집단에만 의탁해온 정치의 고질적 관행을 되짚으며 분명한 대국민 사과를 전했다. 최 의원은 "더는 당론 뒤에 숨지 않겠다, 대세에 순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당의 잘못된 구조와 관성, 그리고 여당 의원답지 못했던 과거를 되돌아보며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주어진 책무와 의무를 온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지지자들의 기대에만 기댄 자신을 엄정하게 성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결단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선 "엄청난 오산과 오판의 순간, 여당 의원으로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사뭇 무거운 어조로 사과했다. 책임이 크고 무거워 더욱 용기를 내야 했던 그 시기에, 그는 스스로의 한계를 뼈아프게 고백했다.
전날 비상대책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최 의원은 "비상대책위원이 돼서도 개혁과 정치 쇄신 대신 현안에 휩쓸려 다녔다"고 털어놨다. 특히 단일화 과정에서 절차적 정의마저 훼손한 자신을 공개적으로 반성하며, 국회가 앞으로 책임과 정의,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용기로 다시 태어나야 함을 역설했다.

최형두 의원의 통렬한 고백에 앞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 역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논란을 두고 대국민 반성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연이은 여당 의원들의 자기반성과 성찰, 국민 앞에서의 무거운 다짐이 정치권 내부에 서서히 쇄신의 바람을 예고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회는 각 정당과 의원들이 진정한 책임 정치에 다가갈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정당 운영 원칙 재정립을 목표로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