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푸른 대숲과 고즈넉한 정원”…담양에서 만나는 한적한 여름 풍경
라이프

“푸른 대숲과 고즈넉한 정원”…담양에서 만나는 한적한 여름 풍경

이소민 기자
입력

요즘 담양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게 여겨졌던 전남 북녘의 작은 도시지만, 지금은 푸른 대숲과 고즈넉한 정원을 거닐고 싶은 이들의 일상적 목적지가 됐다.  

 

담양의 첫 인상은 대나무 숲에서 시작된다. 죽녹원은 싱그러운 대숲길과 잘 정비된 산책로가 맞아준다. 햇살이 대나무 잎 사이로 부드럽게 쏟아지고, 미묘한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의 결이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 준다. 산책을 즐기는 이들은 바닥에 스미는 나뭇잎 그늘 아래 앉아 잠시 숨을 고른다. SNS에는 죽녹원을 배경으로 한 사진 인증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죽녹원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죽녹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담양 주요 명소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여름철 평균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날도 적지 않지만, 그만큼 울창한 대숲의 청량함을 찾는 여행자가 많아진 셈이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자연은 더 이상 특별한 일탈이 아니라, 일상 회복을 위한 안전지대가 됐다”고 느꼈다. 또 다른 명소인 소쇄원은 계곡물과 고목의 그림자가 한 덩어리로 어우러져 ‘숨 쉬는 정원’이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조선 중기 선비의 품격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곳은, 푸른 나무 아래에서 삶의 속도를 천천히 늦추는 법을 배우는 공간으로 각인된다.  

 

방문객들 반응도 흥미롭다. “걷는 동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아 오히려 좋았다”, “도심의 무거움을 내려놓는 시간이었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자연에 기대는 마음, 그리고 익숙한 일상 대신 이국적인 감성에 기대려는 움직임까지, 담양은 요즘 라이프스타일의 작은 해답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건 담양의 멋이 다양한 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메타프로방스는 유럽의 골목을 옮겨놓은 듯한 거리와 아기자기한 상점, 다양한 먹거리가 방문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여행객들이 오색의 풍경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추억을 그려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담양에서의 산책이 여름을 특별하게 바꾼다고 느끼는 지금, 자연과 일상의 경계는 점점 더 옅어지고 있다.

이소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담양#죽녹원#메타프로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