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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 탈장 환자 10만명 돌파”…진단·치료 중요성 부각
IT/바이오

“고령층 탈장 환자 10만명 돌파”…진단·치료 중요성 부각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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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벽의 약화로 장기나 지방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탈장 질환이 고령화 및 생활습관 변화에 따라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진단이 늦어지면 교액 탈장 등 응급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어 조기 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최근에는 반영구적 인공막 삽입, 복강경 및 로봇을 통한 최소침습 수술법의 확산이 의료 현장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약 8만 8천여 명이던 탈장 진료 환자가 2024년에는 10만 명을 넘어서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60대 이상 고령층에서 탈장 발병 비중이 높아, 국내 인구 고령화와 함께 관련 환자 관리가 중요한 의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탈장은 복벽(배 주위의 근육과 힘줄로 된 조직)에 생긴 틈으로 인해 내부 장기나 지방이 사타구니, 배꼽 등으로 빠져나오거나 불룩해지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노화에 따른 복벽 약화, 중년 이후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작업, 만성 기침·변비 등 복압(배 안 압력)이 반복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이 꼽힌다. 통증이 없거나 증상이 간헐적이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나, 탈장된 장이 탈장낭에 끼이면 혈류가 차단되는 교액 탈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장 괴사, 장절제 등 응급 처치가 필요할 수 있어 전문의들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현재 탈장은 자연적 회복이 거의 불가능해 수술적 치료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 최근 10년간 복강경 및 로봇을 활용한 최소침습(피부 및 조직 손상을 줄이는) 수술법이 국내외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개복수술에 비해 회복기간이 짧고 재발률도 낮아 고령 환자들에게 특히 적합하다는 평가다.

 

글로벌 의료계에서도 탈장 치료의 최소침습화, 수술 로봇의 적용 확대가 뚜렷하다. 미국과 유럽 등은 로봇 수술 보험 적용 확대, 고령 환자 안전성 연구에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탈장 환자의 적극적 수술 접근에 더해, 평소 복근과 전신 근력 강화, 과도한 복압 유발 행동 자제, 만성 기침·변비 치료 등 관리가 예방에 중요하다는 점이 의료계 공통된 견해다. 데이터 기반 탈장 환자 관리 시스템, 수술 후 추적 진료 플랫폼 등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개발 움직임도 나타난다.

 

서원준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탈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고 합병증 위험이 크다”며 “고령층이나 만성 기침, 변비 환자는 정기적으로 증상을 관찰하고 불룩한 부위가 만져진다면 전문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계는 탈장 관련 치료기기, 헬스 모니터링 솔루션 시장 확장 등 의료기술 산업의 연동 효과에도 주목하고 있다. 결국 진단, 치료, 관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국민 건강과 바이오 산업혁신의 교차점으로 인식되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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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탈장#복강경수술#고려대학교구로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