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신화 재점화”…봉준호, 뉴욕 숨멎 1위→전세계 찬사의 파장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뉴욕타임스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 1위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 영화계를 다시 한번 놀라게 했다. 유쾌함과 불안, 사회 풍자와 충격이 공존하는 이 작품은 시대의 공기와 인간의 내면을 꿰뚫는 통찰로 관객들의 심장을 두드렸다. 봉준호 만의 독보적 연출이 세월을 견딘 걸작으로 재평가받는 순간, 한국 영화의 위상 역시 한층 빛났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에 대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을 유쾌하면서도 충격적으로 담아냈다"고 평하며, 봉준호 감독이 코미디와 사회 비판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든다고 극찬했다. 2019년 개봉, 1031만 관객을 동원하고 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까지 거머쥔 ‘기생충’은 이제 한 세기의 문화적 이정표로 남았다.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 역시 이번 100선에 함께 진입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비틀린 서사와 오페라적 폭력미로 43위에 올랐다. 망치를 든 최민식의 전설적 복도 액션이 언급됐고, 뉴욕타임스는 "마지막까지 도발과 불안이 지속된다"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도 99위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장르의 틀을 넘어선 한국 경찰물의 독창성과, 예기치 못한 유머와 날카로운 드라마를 섞어 인간의 한계를 탐구하는 봉준호 감독의 역량에 주목했다.
이번 평가는 2000년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세계적 감독, 배우, 제작자, 영화 팬 등 500명의 설문과 토론을 거쳐 집계됐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5년 영화계의 격변기에도 어떤 영화가 세월을 이겨냈는지 조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00위부터 거꾸로 순차 공개된 명단은 1위 ‘기생충’ 등 20위까지 공개되며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물론 예술, 사회 전반에 깊은 여운을 남긴 봉준호 감독의 이번 낭보는, 한국 영화가 미래의 고전으로 우뚝 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