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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 유서의 진실”…유족 분노→기자회견 앞두고 MBC 침묵 깊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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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 유서의 진실”…유족 분노→기자회견 앞두고 MBC 침묵 깊어져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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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기억될 줄만 알았던 오요안나의 1주기를 앞두고, 유족은 다시 싸움을 시작하려 한다. 오요안나의 친오빠 오상민은 SNS를 통해 추모와 분노의 감정을 담은 장문의 입장을 밝혔다. 아직 해결되지 못한 진상 규명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방송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마저 바스라지고 있다.

 

오상민은 이미 직장갑질119와 함께 MBC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요구안을 전달했지만, 논의만 이어질 뿐 한 달 가까이 명확한 답변은 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족은 오요안나의 1주기를 앞두고 9월 15일까지 적극적인 추모 주간 투쟁을 예고했다. 첫 시작은 3일 방송의 날 연대 호소문 발표, 이어 8일엔 공식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다. 오요안나의 어머니 또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8일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故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긴 고통의 기록을 남긴 유서를 휴대폰 메모장에 남긴 뒤 짧은 생을 마감했다. 17장 분량, 2,750자의 유서에는 동료 기상캐스터로부터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사실이 낱낱이 담겼다. 생전에 오요안나는 MBC 관계자들에게 피해를 알렸으나, 구체적 보호 조치 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말았다. 장례식장조차 끝내 찾지 않은 동료들의 모습은 기억하는 이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았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약 3개월간 이어갔다. 5월, 오요안나가 근로자는 아니지만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러자 MBC는 조직 문화 개선과 클린센터 강화 의지를 내비쳤고, 관련 기상캐스터와의 계약도 해지했다. 하지만 유족과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여전히 남은 가해자 문제, MBC의 실질적인 조치 미흡, 그리고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요안나를 기억하는 이들은 더 이상 침묵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번 기자회견과 단식 투쟁, 그리고 이어질 1주기 추모 활동에 힘을 모으고 있다. 방송의 날에 맞춘 호소문과 유족의 목소리가 조용하지만 단단한 울림이 되고 있다. 노동부는 이달 안으로 MBC의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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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요안나#mbc#오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