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인멸 우려”…전성배 구속, 통일교 청탁 의혹 특검 수사 속도
통일교 청탁 및 정치권 로비 의혹을 둘러싸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구속되며 특검수사에 긴장감이 높아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전성배 씨가 김건희 여사와 연루된 의혹에 대해 신속한 추가 조사를 예고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1일 전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밝혔다. 전씨는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다가 곧바로 정식 구속 수용 절차를 밟았다.

전씨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을 통해 “구속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측근은 “본인 때문에 여러 사람이 고초를 겪는 상황을 견딜 수 없고, 당연히 본인도 잘못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구속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과 특검에 따르면, 전성배 씨는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통일교 측에서 ‘김건희 여사 선물용’ 다이아몬드 목걸이, 샤넬백 등과 교단 현안 청탁을 받고 이를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청탁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전후로 여러 유력자에게서 기도비 명목으로 돈을 받고 일부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에 전달하며 공천 관련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 지난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는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밀기 위해 통일교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키려 했다는 수사도 진행 중이다.
정치권은 이번 구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권은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야권에서는 김건희 여사와의 관련성, 정치권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특검팀이 전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앞으로의 보강 조사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이미 수감 중인 김건희 여사와의 대질신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통상 진술이 상충될 경우 진위를 가리기 위해 대질조사를 하는 점에서,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권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국회는 특검 수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을 이어가며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특검팀은 추가 소환 조사를 예고한 가운데, 향후 통일교 및 정치권 연루 의혹 해소 여부가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