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석열 전 대통령 옥중조사 4시간 30분 진행”…이종섭 호주 도피 의혹 정면 추궁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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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을 둘러싼 수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으로 구치소 옥중조사를 받았다.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16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전 대통령에게 4시간 30분간 직접 조사를 실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구치소를 찾은 특검의 옥중대면조사는 현장 진술과 치열한 신경전으로 정치권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특검팀은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6시까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다. 교정본부에 따르면 실제 피조사 시간은 3시간 30분가량이었으며, 윤 전 대통령 측은 이후 1시간여 동안 조서를 열람하고 서명했다. 이날 조사에는 정현승 부장검사가 수사팀을 이끌었고, 영상녹화가 동반된 60페이지 분량의 질문지로 이 전 장관의 호주 도피 과정과 직권남용·범인도피 혐의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첫 조사에 이어 이번에도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으나, 주요 혐의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구치소 내 공무상 접견실에서 이뤄졌으며, 수의 차림의 윤 전 대통령 곁에는 채명성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이 입회했다. 특검은 이날 2차 구치소 방문을 결정한 배경으로 수사기간과 변호인 요청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역대 전직 대통령의 옥중조사는 전두환, 노태우,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번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018년 뇌물수수·횡령 혐의로 구속된 상황에서 대면조사를 거부해 실제 조사론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 윤 전 대통령 옥중조사는 세번째 특검 중 최초의 구치소 직접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종섭 전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은 지난해 3월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이 전 장관이 오른 직후,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출국금지 조치가 해제된 직후 이 전 장관이 급하게 출국했고, 국내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11일 만에 귀국했다. 특검은 외교부, 법무부, 국가안보실 인사 조사를 거치며 대사 내정과 자격심사 과정의 졸속, 방산협력회의의 임시 기획 정황을 확보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와 옥중 직접 조사라는 특단의 조치가 향후 정국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야는 특검 수사가 전직 대통령에까지 이르는 전례 없는 상황을 두고 입장차를 보이지만 후속 재판과 수사 기한 종료 이후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은 수사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윤석열 전 대통령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긴다는 방침이다. 해병특검의 수사기한은 오는 28일까지로, 특검팀의 최종 수사결과와 정치적 여진에 정치권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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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종섭#순직해병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