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5조5천억 美투자 단행”…트럼프 관세 맞불로 북미 생산지도 요동→한미 車동맹은 어디로
미국 중서부의 호수 위로 이른 여름 햇살이 은은하게 번지는 6월, 제너럴모터스(GM)가 던진 5조5천억 원의 투자 선언은 산업 지도를 다시 그릴 거센 파문을 일으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강화된 자동차 관세의 여운 속, 미국 내 생산을 늘리려는 거대한 움직임이 미시간주, 캔자스주, 테네시주 곳곳에서 일렁이기 시작했다.
GM은 앞으로 2년간 미국 세 주의 공장에 40억 달러를 투입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 차량 생산 역량을 단단히 다질 계획임을 밝혔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멕시코 땅을 밟던 ‘쉐보레 블레이저’의 전량 미국 생산 전환과, ‘쉐보레 이쿼녹스’의 미국 생산 추가 배치라는 결정적인 흐름이 있다. 이로써 GM의 연간 차량 생산은 200만 대를 가뿐히 넘어설 전망이다.
이번 선택의 배경엔 지난해 4월 미국 정부가 적용한 외국산 자동차 25% 관세, 그리고 최근의 부품까지 확장된 무역 장벽이 자리한다. 제조업의 숨결과 자동차 산업의 뿌리를 지키려는 정책 여부가, 북미의 거대한 기업에도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GM의 메리 바라 CEO는 “교통의 미래는 미국의 혁신과 제조 역량이 이끌 것”이라며, 미국 내 생산 확대와 일자리 창출 의지를 공표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미국 안팎 산업지형에 겹겹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GM이 한국에서 생산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 차종은 변동 없이 글로벌 시장으로 내보내고 있지만, 해외 사업장의 앞으로에선 변화의 긴장이 흐른다.
폴 제이콥슨 CFO는 최근 투자자 행사에서 “한국은 미국의 주요 파트너로 남을 것이고, 한국GM 생산량 조정 계획도 아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GM의 북미 집중 전략이 지속된다면, 세계 곳곳 부품 조달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투자의 움직임이 다시 꿈틀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업계는 이번 투자가 미국 자동차 산업에 촘촘한 일자리와 튼튼한 생산 기반을 더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계속되는 관세 정책, 무역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GM 등 해외 생산기지의 전략 역시 중대한 변곡점에 설 것이란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와 GM의 신대응이 교차하는 북미의 자동차 대륙. 그 격랑에서 미국 내 일자리는 살아나고,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균형추는 다시 조정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사이, 자동차 동맹의 방향성도 또 한번 묵직한 질문을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