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예선 통과 간절”…K리그 4팀, ACL 앞 무거운 각오→현실과 변수 맞서는 현장
승부의 무게가 피부로 다가온 순간, K리그1 4개 구단 감독들의 눈빛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리그 일정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동시에 짊어진 지도자들은, 현실적인 목표와 이상 사이에서 선택을 내려야 하는 자리였다. 모두가 ‘조 예선 통과’라는 한목소리로 절실함을 드러냈고, 팬들은 손에 땀을 쥐며 그 현장을 지켜봤다.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FC서울, 강원FC는 ACL 출전을 앞두고 공식 출정식을 열었다. 울산 HD 신태용 감독은 “리그 3연패라는 부담 속에 당장의 목표는 ACL 조 예선 통과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리그 8위에 머무른 울산은 성적 회복과 국제대회 동시 도전을 놓고 복합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강원FC 역시 7위의 근소한 순위에 머물며 마찬가지로 리그 성적을 우선 순위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FC서울과 포항 스틸러스는 각각 리그 4위, 5위에 올라 상대적으로 여유를 보였다. 5년 만에 ACL 무대로 복귀하는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리그와 병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지만, 손에 잡히는 성과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부상이라는 변수와 치열한 일정 속에서 선수단 운용의 융통성을 강조한 만큼, 전략적 선택이 어떻게 성적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시즌 ACL 경험을 갖춘 박태하 감독의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현장에서 감독들은 또 다른 고민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울산 HD 신태용 감독은 “우리는 ACL에서 외국인 쿼터와 같은 제도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말레이시아 조호르,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대거 용병에 의존하는데 우리 역시 ACL만큼은 쿼터 완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FC서울 김기동 감독도 “동남아 팀의 경쟁력 상승 비결은 바로 외국인 선수 대폭 영입”이라고 진단하며 한국축구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짚었다.
AFC 챔피언스리그의 첫 경기는 16일, 강원FC의 상하이 선화전과 FC서울의 일본 마치다 젤비아전을 시작으로 포문을 연다. 울산 HD는 17일 청두 룽청과, 포항 스틸러스는 18일 BG 빠툼 유나이티드와 각각 원정경기를 치른다. 선수와 감독, 팬 모두가 복잡한 현실과 변수를 품고 그라운드를 마주하는 시간이다.
조용한 각오와 현장의 목소리 속에서 K리그 구단들은 포기하지 않는 축구의 가치를 다시 내세웠다. 조별리그를 넘어 더 큰 무대를 향하는 이 여정은, 9월 16일부터 이어지는 ACL 첫 라운드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