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교체 신호탄일까”…홍명보, 손흥민 주장 재논의→대표팀 내부 긴장 고조
인천국제공항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익숙한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내걸고 새 시대를 맞던 대표팀 앞에 뜻밖의 선택의 시간이 찾아온 것. 미국과 멕시코 평가전을 앞둔 홍명보 감독이 손흥민 주장직 유지 여부에 대한 고민을 직접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미국 출국에 앞서 “주장 선임 문제는 월드컵까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몰라 신중히 검토 중”이라며 “개인보다 팀 전체 의견을 반영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주장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말은, 그간 손흥민이 보여온 상징성과 대표팀 내 입지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부터 줄곧 대표팀 최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왔다. 최근 토트넘에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로스앤젤레스FC 이적이 현실화하며, 주요 사안별로 선수단 내 이견과 변동이 감지되는 모양새다.
직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은 “개인과 팀 모두를 위한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며 “시작부터 주장을 무리하게 교체하지도, 유지하겠다고 단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그러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도 대회를 두 달 남기고 내게 주장이 맡겨졌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오현규의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이적설에 대해서도 “공식적으로 보고받은 것은 없다. 추가 동향을 기다리는 상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오현규는 비행기 탑승 일정을 하루 늦추며 이적 협상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대표팀은 미국과 멕시코를 상대로 한 평가전을 통해 변화와 실험을 거듭할 계획이다. 감독과 선수단 모두 내부 논의의 폭을 넓힌 시기, 주장의 무게 역시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기 준비의 막이 오르고, 대표팀의 다음 선택에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변화의 기로에 선 대표팀을 경험하게 될 평가전은 9월 초 미국 현지에서 치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