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용수골, 자연과 만나는 감성 산책길→붉은 여름의 결을 걷다
햇살 아래 붉은 꽃양귀비가 물결치는 용수골길을 따라 산책을 나선 이들의 표정에는 설렘이 고인다. 자연과 이웃, 계절이 어우러진 공간, 원주용수골은 6월의 처음과 끝을 잇는 사랑스러운 축제의 현장으로 변모했다. 제18회 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는 팬데믹의 그림자를 완전히 걷어낸 봄의 노래이자, 누구에게나 마음 한 조각 붉은 감동을 선물한다.
2005년, 한 귀농인의 정성에서 시작된 이 작은 붉은 밭은 점차 마을의 삶과 맞닿아, 공식적인 축제로 성장해왔다. 해마다 수천 송이 꽃양귀비로 물든 풍경 속을 걷는 '꽃 관람'은 축제의 진수로, 향기와 햇살이 연주하는 고요한 시간 속에 자연의 힘과 인간의 따스함이 포개진다. 근사한 조형물도, 거창한 무대도 없이 꽃 그 자체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스며드는 것이 이 축제의 특별함으로 읽힌다.

체험존에선 꽃양귀비를 모티프로 티셔츠를 만드는 손길, 아이들을 위한 깡통열차 체험, 그리고 자연물을 활용하는 공예체험이 가족 단위의 방문객을 사로잡는다. 향긋한 꽃양귀비 아이스크림, 슬러쉬, 식혜, 콩떡 등이 오감에 작은 설렘을 더하며, 식탁 위에서도 자연의 색이 살아난다. 마을 가든 마켓에서는 현지 농산물과 꽃씨, 붉은 우산과 손수건 같은 축제 아이템이 추억을 손에 쥘 수 있게 돕는다.
현장을 찾은 가족 관람객은 “아이와 함께 걷는 길마다 꽃은 동화처럼 피어나고, 하루가 감성을 물들이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축제장의 마지막 포인트는 '꽃양귀비 사진 컨테스트'다. 누구든 자신의 시선과 기억을 사진에 담아 나누며, 바람의 결과 웃음소리, 순간의 향기까지 한 장에 고이 담아낸다.
원주용수골꽃양귀비축제는 단순한 꽃 감상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 속에서 계절의 의미를 사색하게 한다. 6월 8일까지 이어지는 이 축제는, 잠시 멈추어 서서 산책하고 싶은 이들에게 잊히지 않을 여름의 붉은 풍경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