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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합의”…김희진,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영입→14년 만에 새로운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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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합의”…김희진,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영입→14년 만에 새로운 유니폼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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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한 팀의 상징이었던 김희진이 익숙한 유니폼을 벗고 새로운 도전의 길을 택하며 배구 무대에 깊은 여운을 남겼다. 14년 동안 변함없이 코트를 누비던 에이스의 결단은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선택의 무게만큼 각오가 느껴지는 목소리가, 곧 새로운 공격과 방어의 시작을 예고했다.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 구단은 26일 미들 블로커 김희진을 공식적으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미들 블로커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베테랑 김희진을 영입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IBK기업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2026-2027 신인선수 2라운드 지명권, 현금과 맞바꿔 성사됐다. 계약 체결은 이날 오전 완료됐으며, 김희진에게 거는 기대감이 여실히 드러났다.

“트레이드 합의”…현대건설, 김희진 영입→미들블로커 공백 보완 / 연합뉴스
“트레이드 합의”…현대건설, 김희진 영입→미들블로커 공백 보완 / 연합뉴스

김희진은 2011년 창단 첫 해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이래 14시즌 동안 팀의 중심을 맡았다. IBK기업은행이 거둔 3회의 챔피언 등극 순간마다 결승전의 한복판에서 빈틈을 메우며 벼랑 끝 승부사의 면모를 드러냈다. 통산 4,221득점으로 리그 8위에 올라선 그는, 결과로 존재를 증명한 인물이었다.

 

국가대표 무대에서도 김희진의 이름은 묵직하게 각인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2021년 도쿄까지 세 번이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최근 2시즌은 부상에 발목이 잡혀 코트보다는 웜업존에서 더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그 세월조차 김희진은 한결같은 책임감으로 팀을 응원했다.

 

현대건설은 올 시즌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 FA 자격으로 흥국생명 이적을 결심하며 생긴 전력 손실을 김희진 카드로 보완하게 됐다. 강성형 감독은 “김희진의 합류가 전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직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현대건설은 빠른 적응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김희진 또한 “기업은행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새로운 무대에서 내 가치를 다시 증명하겠다”며 “주어진 기회에 책임감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익숙한 장소를 떠나 새로운 도전 앞에 선 그의 목소리에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이번 트레이드로 현대건설은 김희진을 중심으로 하는 미들 블로커 구성을 마련해, 2024-2025시즌 정상 탈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 위엔 여전히 서툴지만, 결코 낯설지 않은 이름 하나가 당당히 들어선다. 오래도록 기억된 에이스의 도전이, 이제는 다른 유니폼의 색깔로 새롭게 쓰인다.

 

비워진 자리를 채우는 일, 또다시 시작인 셈이다. 김희진의 철학도, 팬들의 숨죽인 응원도 코트 위 바람을 타고 전해진다. 정규리그 개막은 10월로 다가오고 있다. 현대건설의 변화가 빚어낼 새로운 계절을 배구팬들은 고요히 기다린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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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진#현대건설#ibk기업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