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고사 정답 유출”…경찰·교육청 협력 수사 돌입→원인·경로 남긴 숙제
한 장의 시험지가 불러온 파장은 깊고 오래 남았다. 2025년 6월 4일, 고등학교 1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영어영역 정답이 시험 시작 40분 전 이미 온라인에 퍼져 있었다. 학교 현장에 긴장감이 시시각각 번졌고, 교육 당국은 시험 당일 저녁 정답 유출 사실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공정성을 믿고 시험에 임했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혼란에 휩싸였다.
경찰은 즉각 수사에 나섰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SNS 오픈 채팅방과 강사 정보공유방 등에서 정답이 1시 10분께 무더기로 확산된 사실을 확인했다. 채팅방 안에는 무려 약 3,200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문제와 정답이 실제 시험지와 일치하는지 확인한 결과, 부산시교육청이 출제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지난 4월 말 전달한 자료임이 드러났다. 출처와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시험지 인쇄와 유통, 각 교육청의 관리 체계 등 취약 지점이 어디였는지 파악해야 하는 실마리가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시험지 인쇄와 보관, 관리가 각 시도 교육청별로 이뤄지는 만큼 어느 단계에서 정보가 새어 나갔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교육청 역시 SNS에 확산된 문제와 정답이 실제 출제본과 동일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누구의 손에서 처음 유형이 드러났는지, 조직적 개입이 있었는지 등 수사 쟁점도 복잡하다.
학력평가의 신뢰를 뒤흔드는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교육계 내부 절차 보완, 시험지 유출 방지 대책 강화 등 제도 개선 논의도 불가피해졌다. 오랫동안 물밑에 감춰졌던 허점이 드러난 지금, 공정한 평가와 보호받아야 할 학생들의 권리 사이에 어떤 해법이 마련될지 적막한 질문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