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ETF 주간 1, 2위 순유입”…안전자산 선호, 머니마켓 ETF로 자금 몰려
한국 ETF 시장에서 단기 채권 등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채권형 ETF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1주 동안 채권 ETF가 순유입 상위를 기록하며, 경기 불확실성 속에 머니마켓(파킹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금의 이동 흐름이 증시나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코스콤 ‘ETF체크’ 자료(2025년 9월 4일)에 따르면, 지난 1주일 새 ETF 순유입 상위 10개 가운데 삼성자산운용 ‘KODEX 머니마켓액티브’와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머니마켓액티브’가 각각 2,113억 원, 1,577억 원의 순유입으로 1·2위를 차지했다. 이들 ETF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방식을 모방한 단기채권·기업어음 중심의 상품으로 시장 불안 시 일시적으로 자금이 모이는 파킹형 투자처다.

이 밖에도 KB자산운용 ‘RISE 단기특수은행채액티브’(503억 원),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CD금리플러스액티브’(424억 원), 우리자산운용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413억 원) 등도 순위권에 오르며 채권 ETF 강세가 이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특히 미국 9월 금리 인하 기대와 프랑스·독일 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복합적으로 투자 심리(선호도)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미·중 무역갈등 지속과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안전자산 선호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7월 1일 이후 코스피가 3,100~3,200선에서 등락을 지속하는 혼조세가 뚜렷하다. 관세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세제 개편 실망, 경기 변동성 등 악재에 따른 투자자 관망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채권 ETF로의 자금 이동이 단기 안전 선호를 보여주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는 증시 반등 도전 심리도 병존한다고 분석한다. 실제 3일 기준 코스콤 ETF 순유입 1위는 코스피200지수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1,679억 원)로, 향후 상승장 참여 기대도 감지된다. 코스닥150 2배 추종상품인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도 281억 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한편, 정부와 금융당국은 최근 안전자산 쏠림과 시장 변동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예탁금 유입 및 ETF 내 자금 흐름 변화를 바탕으로 투자자 보호와 증시 안정화 방안 등 후속 정책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채권 ETF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와 더불어, 일부 투자자는 레버리지 ETF로 상승장에 준비하는 이중적 투자 전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9월 이후 정부 정책 불확실성 해소와 주요 지표 흐름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간 이동이 언제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