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대 특수통 정면 충돌”…윤석열, 조은석 내란특검 조사에 출석 ‘수싸움’ 본격화
정치권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조은석 내란특검의 출석 요구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응하며, 양측의 수싸움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강골 특수통’ 검사 출신인 조은석 특검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각각 특검과 피의자 신분으로 맞서면서, 강 대 강 대치 구도가 형성됐다.
사법연수원 19기 출신의 조은석 특검과 23기 출신의 윤석열 전 대통령 양측은 이미 조사 전부터 체포영장 청구와 공개 입장문, 특검보의 정식 브리핑 등으로 충돌을 빚었다. 다만 사건 지휘를 총괄하는 조 특검과 조사 대상자인 윤 전 대통령의 법적 위상 차이가 뚜렷한 만큼, 윤 전 대통령 측에 불리한 구도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두 사람 모두 검찰 재직 시절 대형 수사를 주도한 ‘특수통’ 검사로 손꼽힌다. 특히 조 특검은 신동아그룹 비리, 김대중 정부 ‘옷 로비’ 사건, 나라종금 로비 의혹,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 굵직한 수사 성과를 남겼다. 정치권 핵심 인사 다수를 구속기소하며 권력형 비리에 강경 대응해 온 점이 높이 평가된다.
윤 전 대통령 역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국정농단 특검 수사팀장 등을 거치며 특수부 검사로 명성을 쌓아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에 직행해 ‘특수·강력통’ 전문 검사로서 경력을 인정받았다.
변호인단 역시 녹록치 않다. 김홍일 변호사는 강력·특수 분야를 아우른 대표적인 검사 출신으로, 도곡동 땅 차명, BBK, 부산저축은행 등 대형 경제·비리사건을 진두지휘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좌장으로서 방어 전략을 총괄한다. 채명성 변호사와 송진호 변호사 역시 각각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경험자들로, 치열한 변론이 예고된다.
이날 조사 현장에는 변호인단 중 일부가 함께 참석했다. 윤 전 대통령 측 핵심 법률대리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조 특검과 사법시험·연수원 동기이자, 검찰 내 대표적 특수통으로 꼽힌다. 그 역시 과거 서울지검 강력부에서 조 특검과 나란히 수사 경력을 쌓았고, 이번에도 법률 전략의 중추 역할을 맡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번 특검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혐의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최근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점을 들어,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조은석 특검 측은 특검만의 수사 방식과 직관적 강행 돌파 등 전방위 수사진행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에도 조사 방법, 신문 범위, 내용 등 핵심 사안을 직접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양측이 쟁점마다 입장차를 좁히지 못할 경우, 추가 영장 청구나 추가 소환 등 검찰·특검 법리 싸움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조사를 ‘강 대 강 대치’의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야 각 진영 역시 특검 수사의 공정성, 정치적 의도를 두고 강력히 맞서고 있다. 향후 특검 결과에 따라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지형에도 직접적인 파급력이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