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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 끝자락 흔든 판정”…한일전 여자배구, 윤리센터 조사→공정성 쟁점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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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트 끝자락 흔든 판정”…한일전 여자배구, 윤리센터 조사→공정성 쟁점 부각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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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체육관의 코트는 한일 양국의 자존심을 건 치열한 공방전으로 달아올랐다. 누군가의 호흡 소리마저 멈춘 5세트 막판, 라인 가까이 떨어진 서브에 관중의 시선과 심장이 동시에 멎었다. 심판의 휘슬이 ‘인’을 가리키는 순간, 응원석 곳곳에서 환호와 아쉬움이 한데 뒤섞였다. 오랜 숙적 일본을 상대로 거둔 값진 승리였으나, 결정적 판정이 남긴 논란은 경기장에 깊은 파문을 남겼다.

 

지난 16일 열린 2025 코리아인비테이셔널 진주 국제여자배구대회 4차전에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과 일본은 팽팽한 흐름 속에 세트 점수 3-2,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이날은 한일 여자배구 통산 150번째 대결이자 광복절 다음 날로, 배구 팬들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5세트 승부 흔든 판정”…한일전 여자배구,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 연합뉴스
“5세트 승부 흔든 판정”…한일전 여자배구,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착수 / 연합뉴스

경기는 세트 내내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었다. 5세트 11-10에서 논란의 판정이 발생했다. 라인 바깥으로 보인 한국 대표팀의 서브가 심판 판정으로 ‘인’ 선언을 받으면서 경기 흐름이 한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비디오 판독 없이 판정이 이뤄졌고, 한국 심판이 애매한 상황마다 자국 팀에 유리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팬들은 곧바로 “편파 판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팬들은 지난 18일 대한체육회에 심판 징계와 재발 방지 민원을 접수했다. 계속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스포츠윤리센터로 사건이 이관됐다. 스포츠윤리센터는 2020년 설립된 기구로, 이번처럼 한일전 같은 굵직한 대표팀 경기에서 심판 판정 논란을 공식 조사하는 일은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센터 관계자는 19일 공식 접수 후 조사관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20일 전했다.

 

조사 과정에서 판정의 공정성, 심판의 절차 준수 여부, 시스템적 미흡 사항이 다각도로 점검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해당 경기 관련 기관 또는 심판에 대한 징계 권고가 내려질 수도 있어, 스포츠 현장에서 판정 신뢰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포츠계 안팎에서 ‘공정한 심판’에 대한 사회적 목소리가 다시 한번 커지고 있다. 대표팀 경기, 특히 한일전과 같은 역사적 대결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가 새로운 제도적 전환점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무더운 여름밤, 코트를 가득 채운 함성도 결국엔 “새로운 시작”을 향한 바람으로 모였다. 진주체육관의 한일전 장면은 한국 스포츠 현장에 남는 고민을 조용히 되묻는다. 판정 논란을 바라본 관중과 선수들의 표정, 그 너머의 숙연한 분위기에서 스포츠의 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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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대표팀#한일전#스포츠윤리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