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오늘은 내 마음도 오락가락”…띠별 운세로 읽는 하루의 감정
라이프

“오늘은 내 마음도 오락가락”…띠별 운세로 읽는 하루의 감정

김서준 기자
입력

요즘 운세 앱을 켜고 오늘의 띠별 운세를 읽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허황되다 여기곤 했지만, 이제는 아침을 여는 일상의 한 장면이 됐다. '쥐띠 96년생, 설렘과 긴장 주는 제안을 들어보자', '범띠 74년생, 기분에 의한 결정 금방 후회가 된다'—현관을 나서기 전 잠깐 들여다보는 한 줄이 생각보다 여러 사람의 마음에 작게 흔적을 남긴다.

 

이런 흐름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점이나 운세 관련 모바일 서비스 이용자는 작년보다 확연히 늘었고, 각종 SNS에선 ‘오늘의 운세’ 캡처 인증이 소소한 밈이 됐다. 띠별 운세 내용도 예전의 획일적 흐름과 달리, 세대의 감정선을 짚어주는 문장이 많아졌다. '밤이 아름다운 만남을 가져보자', '귀찮고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보자'처럼 은근히 현실과 마음을 보듬는 조언들이 눈에 띈다.

[띠별 오늘의 운세] 74년생 기분에 의한 결정 금방 후회가 된다
[띠별 오늘의 운세] 74년생 기분에 의한 결정 금방 후회가 된다

심리학자 문지수 씨는 “사람들은 불확실한 하루를 앞에 두고 아주 사소한 ‘예언’이나 격려 한 마디에 기대게 된다. 운세는 미래를 바꾼다기보다, 오늘의 마음을 돌보는 기능에 가깝다”고 표현했다. 실제로 기자가 띠별 운세를 따라 하루를 보냈을 때, 무심코 읽은 ‘겸손과 예의’라는 말이 동료와의 대화에서 가벼운 브레이크가 된 순간도 있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별거 아닌데 괜히 힘이 난다”, “왜 내 마음을 딱 집어주지?” 같은 공감이 많다. 누군가는 “운세가 나쁘면 오늘 조심하려는 계기가 된다”고 표현한다. 단순한 미신처럼 보이지만, 작은 조언 한 줄이 그날의 분위기를 조금 바꿔놓는 셈이다.

 

언제부턴가 운세는 한낱 점괘가 아니라, 각자의 일상 리듬을 담아주는 작은 기호가 됐다. 불안한 미래를 묻는 대신, 지금 이 순간 나의 태도—혹은 오늘 하루의 사소한 감정까지 돌아보게 만드는 운세.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띠별운세#74년생#하루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