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 확성기 철거 진실공방”…군, 김여정 부인에도 “1대 여전히 철거상태”
남북 접경지역 대남 확성기 철거 여부를 두고 남북 당국이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군이 “북한이 일부 확성기를 철거했다”고 밝히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남북 군사 긴장이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4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대남 확성기 중 일부를 철거했다는 군 발표를 김여정 부부장이 부인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의도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군은 확인한 사실을 말씀드렸고, 현재도 9일 발표 내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 측 주장에 공식 반박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8월 9일 “북한군이 전방 일부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는 활동이 식별됐다”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알렸다. 합참은 북한이 40여 대의 확성기 중 2대 철거 동향이 포착됐으며, 이에 따라 ‘일부 철거’ 발표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는 국경선에 배치한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으며 또한 철거할 의향도 없다”며, 합참의 발표를 전면 부정했다. 남북 당국이 대남 확성기 조치와 관련해 정면으로 충돌한 셈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측이 남측의 대북 확성기 철거 조치에 호응해 대남 확성기를 실제로 철거하는 모양새를 원치 않아 김여정 부부장이 이런 담화를 내놓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합참의 발표 후 철거됐던 확성기 중 1대는 원상 복귀됐고, 나머지 1대는 여전히 철거 상태”라며 “북한이 남측 발표를 보고 철거 보류로 전환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본래부터 대남 확성기 철거 의사가 없었으며, 단순히 수리나 교체 등 목적으로 확성기를 분해·재설치하는 과정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남북이 확성기 철거 사실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남북 군사적 신경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군 당국은 북측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추가 조치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