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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흘 연속 하락”…외국인·개인 매도, 기술주 부진에 투자심리 위축
경제

“코스피 사흘 연속 하락”…외국인·개인 매도, 기술주 부진에 투자심리 위축

조민석 기자
입력

20일 코스피가 미국 기술주 급락의 여파로 3,100선을 위협받으며 사흘 연속 하락 마감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개인이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기관만 순매수세를 지키며 전통산업주에 관심이 쏠리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AI 업종 거품 논란과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시장 기대와 다른 주요 인사 발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국내 투자자와 기업의 전략 변화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20일 코스피는 장중 한때 3,100선이 무너졌지만, 오후 들어 일부 낙폭을 만회하며 3,130.09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21.47포인트(0.68%) 하락한 수치다. 코스피 출발부터 인공지능(AI) 관련 미국 기술주 부진의 영향으로 약세 흐름이 두드러졌으며, 이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연준의 매파적 메시지 가능성도 시장에 부담을 더했다.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표]투자자별 매매동향

투자자별로는 외국인이 2,330억원, 개인이 3,925억원을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 투자자들은 5,164억원을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이틀 간격의 투자 흐름을 보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3조8,740억원을 순매수했으나 이날은 매도 전환, 기관은 1조322억원을 한 달간 순매도해왔다. 코스피200선물 시장에서도 외국인 매도세가 감지됐다.

 

외국인은 당일 현대로템(237억원), HD현대일렉트릭(236억원), 효성중공업(222억원), 두산(200억원) 등 방산·전력설비 관련주를 집중 순매수했다. AI·성장주 약세와 대조적으로 방위산업, 에너지·중공업 등 실적 기반 업종에 대한 관심이 부상하는 흐름이다. 반면 SK하이닉스(1,571억원), 두산에너빌리티(667억원) 등 기술주·성장주와 일부 금융주에서 순매도를 확대했다.

 

기관은 삼성전자(1,335억원), SK하이닉스(923억원), 현대차(313억원) 등 시총 상위 대형주 위주로 매수세를 보였다. 다만 한라캐스트(379억원), HD현대일렉트릭(168억원) 등 일부 종목 차익 실현 및 포트폴리오 조정도 병행되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달라지며 종목별 차별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KODEX 200은 42,755원, KODEX 코스닥150은 13,200원으로 각각 0.71%, 1.16%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98.4원(7.5원 상승)으로, 국내 증시 약세와 맞물려 원화 약세가 심화됐다.

 

금일 하락장은 뉴욕증시에서 불거진 AI 산업 거품론과 기술주 급락이 직접적 원인이다. 여기에 잭슨홀 미팅(이달 말)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통화정책 재확인 우려, 구윤철 경제부총리 발언 등 대내외 정책 불확실성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질적으로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발언 논란은 투자심리 위축을 부추긴 것으로 평가된다.

 

종목별로 AI·IT주(네이버 -1.77%, 엔씨소프트 -3.43%, 카카오페이 -4.74%)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원전 관련주들은 한국수력원자력의 체코 원전 수주 논란 여파로 한전KPS(-2.21%), 한전기술(-3.65%) 등 낙폭이 컸으나, 한국전력은 전날 급락 후 0.40% 반등했다. 대형주 내에서는 기아(1.06%), KB금융(0.67%) 등 일부 금융·자동차 섹터가 견조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AI 등 주도주 약세와 원전 이슈, 정책 기대와 괴리감이 복합적으로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며 “당분간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메시지와 국내 거시지표, 정책 신뢰 회복 여부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도 10.35포인트(1.31%) 내린 777.61로 마감했다. 이 시장에서도 AI·배터리·성장주 약세가 두드러졌으며, 외국인·기관 순매도와 개인 순매수가 동시에 나타났다.  

 

국내 증시 거래대금은 유가증권 11조5,844억원, 코스닥 4조9,904억원으로 활발했으나, 투자심리는 위축세가 뚜렷했다. 향후 시장 분위기는 연준 정책, 글로벌 기술주 흐름, 대형주 실적 변화에 좌우될 전망이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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