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4위”…최혜진, 올해 메이저 연속 톱10→한국 선수 최고 성적
가벼운 미소로 시작해도 승부의 매 순간에는 숨겨진 긴장감과 감동이 스며든다. US여자오픈 마지막 날, 최혜진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장면을 남겼다. 역전의 여지가 남아 있던 오후, 한국 팬들은 그녀의 무대에 또다시 박수와 희망을 실었다.
제80회 US여자오픈 골프대회가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 힐스 골프코스에서 막을 내렸다. 2일 막바지 4라운드에서 최혜진은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 합계 4언더파 284타를 작성하며 공동 4위 피니시를 새겼다. 1,200만 달러가 걸린 경기에서 최혜진은 전체 4위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로 최혜진은 올해 첫 메이저 무대였던 셰브론 챔피언십 톱10 기록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상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초반의 안정적인 페이스와 달리, 3라운드에서의 실수로 잠시 순위가 밀렸지만, 마지막 날 특유의 냉정함과 강한 멘탈로 다시 선두권에 나섰다.
경기 후 최혜진은 인터뷰를 통해 “어제는 그린 스피드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오늘은 바람을 느끼며 경기에 집중했고 즐겁게 플레이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US오픈에서만 세 번째 톱10에 진입한 그는 아마추어 시절 준우승, 2022년 3위에 이어 통산 메이저 톱10 기록도 6회로 늘렸다. 지난해 컷 탈락의 아쉬움을 딛고 한 단계 더 성숙해진 모습이 돋보였다.
한국 선수단 역시 전체적으로 강세를 이어갔다. 고진영과 윤이나가 나란히 공동 14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윤이나는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3개로 4타를 줄였다. 4월 LA 챔피언십 공동 16위 이후 미국 메이저 무대에서 이룬 최고 성적이다. 고진영은 17번 홀에서 20m 가까운 롱 퍼트로 버디에 성공하며 현장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최혜진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이번 US오픈에서 시즌의 반환점을 무탈하게 통과하며 특유의 끈기와 저력을 입증했다. 상승세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는 11일 이어질 데이나 오픈에서도 선수들은 또 다시 새로운 서사를 예고하고, 팬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하루를 살아내는 이들의 모습에는 긴장과 희망이 어우러진다. 최혜진과 동료들은 이번 무대를 지나 스스로를 다시 일으키는 힘을 보여줬다. LPGA 투어의 뜨거운 여정, 그 다음 이야기는 6월 11일 데이나 오픈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