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에 정규직 줄고 경력직 늘어”…이통3사 채용 구조 격변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 전환기를 맞으며 이동통신 3사,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채용구조에 근본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3년간 신규채용 감소와 비정규직 증가, 경력직 위주 채용이 동시에 진행되며 산업 구조의 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AI 전환 경쟁의 분기점’으로 해석한다.
3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신규 채용 인원이 2022년 540명에서 2024년 379명으로 29.8% 감소했다. LG유플러스의 감소폭은 67.8%로, 2022년 898명에서 2024년 289명까지 줄었다. KT의 경우 올해 신규채용이 379명으로 전년 대비 49% 늘었지만, 2022년 669명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이 통신 3사 모두 비정규직 인원이 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SK텔레콤은 2022년 270명에서 2024년 340명으로, KT는 같은 기간 721명에서 1115명, LG유플러스는 154명에서 184명까지 각각 증가했다. 통신업계의 인력구조가 정규직 축소와 비정규직 확대, 필요 분야 경력직 선별 채용으로 재편되는 신호로 분석된다.
근본적 인력구조 변화의 배경에는 이통산업의 성장 정체와 AI 중심 사업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으며,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과 알뜰폰 경쟁, 요금제 규제 등으로 전통 사업 기반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 이에 통신 3사는 AI·클라우드·데이터 등 성장 동력이 될 사업을 키우며, 기존 B2C(개인 고객) 중심에서 B2B(기업·공공), 플랫폼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실제 2023년 KT는 대규모 AI·ICT 인력 채용 계획을 밝혔으나, 최종 채용 규모는 예년 대비 축소됐다.
특히 이번 변화는 정규직 신입사원 채용을 줄이는 대신, AI·소프트웨어·데이터 직군 경력직 채용에 집중해 기술 전환에 속도를 내려는 전략이 두드러진다. 기존 인력은 재배치나 직무 전환을 통해 신사업 부문에 배치되고 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 역시 5G, 사물인터넷, 디지털 인프라 등 미래 분야로 인력 구조를 전환하는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반면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와중에도 이직률은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의 자발적 이직자 수는 2022년 89명에서 2024년 42명, KT 역시 같은 기간 294명에서 104명으로 줄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2024년 자발적 이직자가 516명까지 늘며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정규직 임직원 수 역시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소폭 감소했다.
현장 전문가들은 “AI·데이터 기반 신사업 환경에서, ICT·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춘 인재 중심 구조로 산업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단순 고용 확장보다 필요 역량을 정밀하게 선별하는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변화가 채용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이통산업의 경쟁 구도와 성장동력 재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노동의 산업 구조 재편이 미래 생존을 좌우할 변수가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