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급유 거부로 블랙이글스 두바이 에어쇼 무산”…독도 훈련 문제 삼아 갈등 파장
정치적 긴장감 속에서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두바이 에어쇼’ 참석이 일본의 급유 거부로 사실상 무산됐다. 국방 외교 현안에서 불씨가 된 독도 인근 훈련을 둘러싸고 양국 정부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상이다. 외교가에 따르면, 일본 측은 블랙이글스 팀이 경유 예정이던 오키나와 나하 기지에서의 중간 급유를 독도 훈련 이력을 문제 삼아 거부했고, 이에 따라 블랙이글스 팀은 대체 중간 기착지 확보에 실패하며 행사 참가가 무산됐다.
블랙이글스 팀은 오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에어쇼 참가를 위해 일본 오키나와를 경유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일본 정부 방위성은 예정에 없던 돌발 변수로 지난달 28일 블랙이글스 특수기 T-50B가 독도 인근에서 훈련한 점을 들어 급유 지원을 중단했다. 외교 소식통은 “블랙이글스팀이 에어쇼에 참석하려면 늦어도 6일까지 일본 입장 번복이 필요했다”면서 “일본의 결정 변화가 없었던 만큼 군 내부적으로는 사실상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했다.

블랙이글스팀은 통상 대만 가오슝 기지에서 중간 급유를 해왔지만 비용과 이동 효율성 때문에 이번에는 일본 오키나와 경유를 논의했다. 일본은 초기에는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독도 이슈를 들어 입장을 선회했다. 일각에서는 “대만 등 다른 경유지와 급히 협의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결국 에어쇼 정상 참가가 어려워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보다 앞서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전, 급유 지원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실제 정상회담 자리에서 한·일 양국은 미래지향적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밝 혔으나, 일본 정부 내부 기류는 ‘독도 이슈와 같은 민감 사안은 양보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팽하다.
정치권과 군 당국은 사태 악화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사안은 알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방부도 공식입장 요청에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는 선에서 답을 아끼는 등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외교적 마찰로 확산하지 않도록 당분간 조용히 관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한일 정상 간 미래지향 협력 합의에도 불구하고, 영토·안보 관련 민감 사안에서는 여전히 신경전이 표면화된 셈이다. 이 사안이 향후 양국 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정부는 추가 외교 긴장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현안에 신속하고 유연한 대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