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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풍에 2분기 LG전자 영업익 46.6% 급감”…현대차도 미국시장 악재 직면
경제

“트럼프 관세폭풍에 2분기 LG전자 영업익 46.6% 급감”…현대차도 미국시장 악재 직면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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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가 지난 7일 현실화되면서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의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수출 구조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며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7월 7일 LG전자는 2025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39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기준으로 이날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발표된 실적 내용에 따르면, TV와 IT 부문의 글로벌 수요 위축과 함께 미국발 고율 관세, 물류비 상승 등 대외 여건 악화가 실적 부진의 핵심 원인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 연합뉴스
트럼프 / 연합뉴스

LG전자 측은 “생활가전 및 B2B(전장) 사업은 선방했지만, 미디어·스포츠사업본부의 TV·IT부문 부진과 LCD 패널 가격상승, 마케팅비 증가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2분기 매출은 20조 7,4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하락했다. 사업본부별 구체 실적은 이달 말 예정된 설명회에서 공개된다.

 

자동차 산업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6일 현대차·기아는 미국 정부의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및 25%에 달하는 자동차 수입 관세 부과 방침에 대응할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89만 3,000여 대)은 전년 대비 9.2% 증가했으나, 연간 약 1조 2,000억 원에 달하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이 사라지고 시장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진짜 리스크’에 직면했다는 평가다.

 

현대차·기아는 그간 미국 현지 생산·투자 확대를 통해 위기 대응에 힘써왔으나 관세 및 감세 정책이 동시에 강행되며, 경영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포드,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들이 연이어 현지판매가 인상에 나서면서 미국 자동차 시장 전반의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시장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업계에서는 유럽 등 대체 시장 개척 필요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한미 통상교섭 채널을 통해 상호관세 유예 등 협상에 착수했으나, 미국 산업정책 기조 변화로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국내 증시와 산업구조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반도체·배터리 산업의 경우 세액공제 확대와 함께 시장 축소 위험성도 감안해야 하는 복합구도에 놓였다는 진단이다.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하반기 B2B 사업, 디지털 전환, 직판 채널 강화 등 질적 성장에 집중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실질적 실적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와 주요 제조업체들이 관세 폭풍의 실질 파장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산업계 수출 구조 변화와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어떻게 적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향후 정책방향과 시장 반응은 미국 통상정책의 지속 여부, 주요 지표 흐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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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현대차#트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