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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상표가 투자 키운다”…스타트업, 지식재산으로 자금조달 17배↑
IT/바이오

“특허·상표가 투자 키운다”…스타트업, 지식재산으로 자금조달 17배↑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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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의 특허·상표 출원이 자금조달과 성장의 핵심 인자로 떠오르고 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와 특허청이 발표한 최신 연구에 따르면, 특허·상표 출원 활동을 선행한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자금조달 가능성이 적게는 1.7배, 많게는 17.1배까지 높았다. 특히 후기(시리즈C 이상) 스타트업이 국내외에 특허·상표를 20건 이상 보유하면 엑싯(IPO, M&A) 기회까지 5.9배 이상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이번 연구결과를 “스타트업 경쟁력의 분기점이 지식재산으로 이동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연구는 1999년부터 2025년까지 2615개 국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와 지식재산 출원 현황을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시드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특허·상표 출원 이력이 있으면 자금조달 가능성은 1.7배, 초기(시리즈A~B) 단계는 3.1배, 후기 단계에서는 6.3배까지 증가했다. 특허·상표를 국외까지 확대해 적극적으로 확보하는 후기 스타트업의 경우, 투자 유치 확률은 최대 7.1배로 뛰었다. 출원 건수가 20건이 넘으면 이 수치는 17.1배까지 높아졌다.

지식재산의 유형도 투자 성과에 영향이었다. 후기 단계 스타트업이 특허와 상표를 모두 확보하면 자금조달 확률이 최대 9배까지 올랐다. 엑싯 가능성도 두드러진다. 특히 20건 이상 지식재산을 가진 기업은 IPO 또는 M&A 등 투자금 회수 성공률이 5.9배까지 신장됐다.

 

업계에서는 미국·유럽처럼 국내에서도 지식재산 전략이 중소·벤처 투자에서 핵심 심사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역시 특허·상표 등 지식재산 규모와 범위에 따라 스타트업 가치평가가 달라지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추세다. 한국은 최근 들어 기술력과 함께 지식재산권 출원이 투자자들의 중요한 의사결정 척도가 되고 있다.

 

정부도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이광형 민간위원장은 “지식재산의 중요성이 입증된 만큼, 앞으로 자금뿐 아니라 지식재산 전략 지원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완기 특허청장 역시 “지식재산 정보가 외부 투자자에게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지표로 작용한다”며 “지식재산 확보와 투자 선순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할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 지식재산 경쟁력이 곧 시장에서 성장 동력으로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식재산권 중심의 혁신 생태계가 확대되면 우수한 기술이 투자와 상장을 통해 빠르게 본격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에서 드러난 흐름이 실제 시장 안착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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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특허청#지식재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