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밥보다는 주먹밥”…장동혁, 국민의힘 중도인사 중용해 통합 행보 강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에 당내 ‘합리적’으로 평가받는 중도 성향 인사를 잇따라 발탁하며 통합 기조에 본격 나섰다. 친윤 강경파로 분류됐던 장동혁 대표가 의원들의 목소리를 아우르고 단일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소통 강화에 방점을 찍은 인사라는 해석이 정치권에 번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정희용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이날 오후 개최되는 의원총회에서 김도읍 의원도 공식 추인을 거쳐 정책위의장으로 임명될 예정이다. 장동혁 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 “107명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게 우선”이라며 “먹기 편한 초밥을 만들기보다 조금 큰 주먹밥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인선하겠다”고 밝혔다. 당 관계자는 “‘초밥보다는 주먹밥’이라는 비유는 당 소속 의원 전원이 한 뜻으로 대여 투쟁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장동혁 대표가 계파색이 옅은 김도읍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발탁한 점을 두고 통합 의지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김도읍 의원은 정치권 내에서 친윤계, 친한계 등 계파 대립이 극심했던 시기에도 균형을 지켜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한 관계자는 “강성 당심을 모아 당권을 잡았던 장동혁 대표가 중도인사로 핵심요직을 구성한 데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흡수 전략이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읍 의원은 이미 한 차례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고, 법제사법위원장도 맡은 바 있을 만큼 원내 경험이 풍부하다. 초·재선 지도부에 중진을 배치함으로써, 장동혁 체제는 “대여 협상력까지 끌어올리려는 복합구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희용 사무총장 역시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계파 간 소통력이 강점으로 꼽혀 여야 협치를 위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덧붙는다.

장동혁 대표는 이번 인선을 외연 확장 신호로 해석하려는 시각에 대해서는 거리를 뒀다. 그는 “김도읍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 대응에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라며 “외연을 단지 ‘중도로 옮긴다’가 아니라, 중도에 있는 분들까지 매력을 느끼는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도로영남당’ 논란이 재점화될 조짐도 보인다. 정희용 사무총장(경북 고령성주칠곡), 김도읍 정책위의장(부산 강서) 모두 영남지역이 지역구인 데다, 국민의힘 내 영남 비중이 크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에 대해 지도부 인사는 “의원 지역구 비율상 고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수도권과 친한계 인사들 또한 장동혁 대표의 ‘균형 인사’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당내 통합 행보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민심 잡기’ 포석으로 이번 인선을 해석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 인선 결과를 계기로 대여 투쟁과 동시에 당내 목소리를 포용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지방선거에 맞춘 외연 확장과 통합 메시지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 주목되는 가운데, 장동혁 지도부의 향후 행보가 정치권의 초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