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뽕’ 촬영장 굴곡진 심경 토로”…대역 배드신 눈물→감독과 내면 싸움
맑은 청춘의 한가운데에 섰던 배우 이미숙이 영화 ‘뽕’ 촬영 현장에서 겪었던 내면의 소용돌이와 씁쓸한 이면을 담담히 풀어냈다. 유튜브 채널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한 이미숙은 이대근과 함께 한 현장의 기억을 꺼내며, 드러나지 않았던 진짜 속사정들을 절제된 어조로 고백했다. 순간마다 변하는 장면 설정과 현장 결정으로 늘 긴장 속에 놓였던 촬영장이 당시 젊은 그의 마음에 얼마나 큰 파문을 남겼는지, 진솔하게 듣는 이의 마음을 자극했다.
특히 이미숙은 시나리오에 사전 고지가 되지 않았던 배드신 문제로 감독과 여러 차례 충돌했던 사실도 숨김없이 전했다. 끝내 “나 이거 못하겠다”며 대역 촬영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심경에선 20대 초입 여배우의 불안과 고뇌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한적한 시골, 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곳에서 온전히 촬영장에만 갇혀 살아야 했던 3개월, 지네가 득실대던 초가집 독방과 일주일에 한 번뿐이던 목욕 기회까지, 그는 편치 않았던 그 시절을 말 끝마다 천천히 더듬으며 당시의 막막함과 외로움을 꺼냈다.

이두용 감독을 두고도 “상황마다 즉흥적이었다”며 솔직한 속내를 밝힌 이미숙은, 촬영 현장이 매번 다른 분위기로 흘러 그 때마다 스스로 타협하고 받아들여야 했던 책임감과 갈등을 떠올렸다. 어린 나이에선 감당하기 막막했던 촬영 조건, 예기치 못한 장면 요구, 그리고 배우로서 희생해야 했던 마음의 무게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고백이 이어졌다.
이미숙은 수많은 출연작 중에서도 영화 ‘뽕’이 남긴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감독과의 갈등과 대역 사용, 그리고 혼자 안고 견뎌야 했던 창작자의 외로움을 꼽았다. “감독님이랑 정말 많이 싸웠다”는 짧은 한마디에는 배우로서 필연적으로 마주하는 치열함과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의 진짜 현실이 담겼다. 이미숙이 들려주는 촬영장 뒷이야기는 그의 고백을 듣는 이에게 긴 여운과 묵직한 감정을 새긴다.
한편, 이미숙이 출연한 영화 ‘뽕’은 농익은 연기와 현장의 진중한 에피소드 덕분에 한국 영화계에 깊은 흔적을 남긴 작품으로, 배우와 제작진의 노력과 치열함이 스크린 밖의 이야기를 한층 더 진하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