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상승이 물가 못 따라가”…미국, 소비 둔화 신호에 연준 속도조절 전망
현지시각 3일, 미국(Washington D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베이지북이 발표됐다. 보고서에서는 미국 내 소비자 지출이 최근들어 보합세를 보이거나 일부 감소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평가됐다. 연준은 임금 인상 폭이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 트럼프 행정부 시기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소비 둔화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조사 대상자들은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과 관세를 부정적 요소로 지적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New York) 지역에서는 보험료, 공과금 등 생활비 전반이 오르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추세에 대해 소매·숙박 업종은 할인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확대했으나, 해외 방문객 감소에 따른 수요 약화는 막지 못했다고 연준은 설명했다. 반면 미국 내 국내 여행 수요는 일정 수준 견조함을 보였으나 전체적인 경기 회복에는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건설이 필라델피아(Philadelphia), 클리블랜드(Cleveland), 시카고(Chicago) 등지에서 늘어나며, 이들 지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도 확인됐다. 다만 12개 연준 지역 중 4곳만이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해 광범위한 경기 확장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지북은 7월 보고서 이후 8월 25일까지 각 지역 경기 상황을 종합한 것이다.
이번 연준의 발표 후 미국소비 동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금이 물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이어질 경우, 소비 둔화가 심화될 수 있다며 경계하고 있다. 이어 현지 언론과 경제 전문 매체들도 “관세 정책과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국 경제의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와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연준의 경기 인식 변화와 FOMC 결과 발표를 주시하고 있으며, 국제사회 역시 미국 경기 둔화 조짐과 연준의 정책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가 향후 국제 금융 및 교역 환경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