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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위 대이변”…보아송, 프랑스오픈 톱3 꺾고→8강 신화
스포츠

“361위 대이변”…보아송, 프랑스오픈 톱3 꺾고→8강 신화

강태호 기자
입력

샤르르 흩어지던 실외 경기장의 함성과 함께, 의외의 주인공이 코트의 중심에 섰다. 한때 향에 대한 구박을 받았던 무명 신예가, 이제는 랭킹 3위를 쓰러뜨린 역전의 상징이 됐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펼쳐진 8강 진출 순간은 테니스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2024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9일째, 파리 롤랑가로스의 붉은 클레이코트에서는 로이스 보아송이 세계 3위 제시카 페굴라를 세트스코어 2-1로 꺾으며 8강에 오르는 대이변이 연출됐다. 1세트를 내줬지만 강한 정신력과 끝없는 집중력으로 2, 3세트를 모두 잡아낸 장면에서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361위 대이변”…보아송, 프랑스오픈 톱3 꺾고→8강 신화
“361위 대이변”…보아송, 프랑스오픈 톱3 꺾고→8강 신화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보아송은 세계 랭킹 361위로, 1985년 이후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8강에 진출한 선수 중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하게 됐다. 메이저 대회 전체 기준으로도 2017년 US오픈의 카이아 카네피 이후 약 8년 만에 등장한 새 기록이었다. 카네피의 과거 경력이 떠오르는 가운데, 프로 무대 경험이 적은 2003년생 보아송의 거침없는 행보가 더욱 돋보였다.

 

이날 승리는 결코 순탄치 않았다. 보아송은 최근 WTA 루앙오픈 경기 중 상대 해리엇 다트에게 체취와 관련한 돌발 요청을 받으며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담담하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 마치 시련을 성장의 자양분 삼는 듯했다. 이후 SNS에 데오도란트 사진을 올리는 재치로 팬들의 미소를 유도했다.

 

프랑스오픈 본선에는 올해 처음 진출한 보아송이었기에, 자국 메이저 8강이라는 기록은 더욱 값졌다. 여러 차례 예선 탈락의 아픔과 지난해 부상으로 인한 출전 무산의 기억을 넘어, 이번만큼은 초청 선수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관중들은 “프랑스의 자부심”, “동화 같은 이변”이라며 SNS에서 응원을 보냈다.

 

로이스 보아송의 다음 상대는 세계 6위 미라 안드레예바로, 또 한 번의 관문이 남아 있다. 8강 대진에는 코코 고프, 매디슨 키스, 아리나 사발렌카, 정친원, 이가 시비옹테크, 엘리나 스비톨리나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나서 긴장감을 더했다. 팬들은 혹여나 이어질 또 다른 대이변을 기대하는 눈빛을 롤랑가로스에 보냈다.

 

프랑스 테니스의 새로운 상징으로 떠오른 보아송. 진한 땀과 눈물, 함성에 실린 동화 같은 하루가 또 한 번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프랑스오픈 8강전은 파리의 선선한 저녁 공기 속에, 새로운 역사의 문을 열 준비를 마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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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스보아송#프랑스오픈#제시카페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