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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홍, 책임론 쏟아지며 계파 충돌 확대”...중앙당사 갈등→쇄신 진통 가속
정치

“국민의힘 내홍, 책임론 쏟아지며 계파 충돌 확대”...중앙당사 갈등→쇄신 진통 가속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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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진 함성 속에 불현듯 드리운 긴장감,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은 각기 다른 목소리들이 대선 패배의 책임을 두고 날카롭게 대립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를 비롯한 지도부와 핵심 인사들은 책임의 무게와 당의 내일을 저마다 다른 언어로 진단했으나, 오히려 분열의 그림자만이 더욱 짙어졌다.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를 축으로 펼쳐진 공개적 비판과, 상호 책임 전가의 수위는 일상의 정치 공간에 날을 세운 듯했다.

 

조경태 공동선대위원장은 보수 진영의 분열을 패배의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하며, 특정 인물을 내치는 풍토가 당을 위기로 몰았다고 되짚었다. 그는 의총장 내 발언 봉쇄와 구성원 배제 행태를 반민주적이라고 질타하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일어난 급작스러운 결정들이 공동체를 근본적으로 흔들었다고 경고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는 내부 분쟁을 정조준하며, 공동체적 연대를 재건하지 못하면 패배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단합을 거론하며, 대선 과정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보여준 소극적 태도에 대해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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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이정현 공동선대위원장의 발언에서 다시 한 번 고조됐다. 그는 선거 패인이 내부 인사들의 과도한 개입과 편향성에 있다며, 일부 인사가 당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을 극복할 때 쇄신의 길이 열릴 것이라 주장했다. 김용태 공동선대위원장은 당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겸허히 받아들이자고 제안했으며, 해체에 가까운 성찰과 새로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낡은 껍질을 벗고 책임과 미래의 정치를 향해 나아가야 함을 당부했다.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 또한 변화의 불가피성을 강조했고, 주호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앞으로 당을 정비해 정부의 일방적 국정 운영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문수 전 후보는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감을 직접 몸으로 표현하며, 당내 강경 계파의 일방적 의견 통과와 후보 교체 논란에 대해 깊은 반성과 자성을 촉구했다. 그는 당의 지나친 계엄식 문화와 독주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고 일갈했다.

 

해단식 이후에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은 잠재워지지 않은 채 새로운 소용돌이로 번지고 있다. 계파 책임론과 노선 다툼은 당의 뿌리를 흔드는 주요 변수로 작용하며, 흔들리는 쇄신의 향방을 둘러싼 진통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짙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선 패배의 상흔을 딛고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할 예정이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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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김문수#조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