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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하늘과 높은 습도”…횡성, 비 오는 여름날 실내외 여행지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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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하늘과 높은 습도”…횡성, 비 오는 여름날 실내외 여행지의 재발견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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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여행지는 매일 표정이 바뀐다. 요즘처럼 비가 흩뿌리고 높은 습도가 감도는 날, 횡성을 찾는 이들도 계획에 변주를 더한다. 햇볕이 없으니 오히려 어디선가 한적한 산책이나 소박한 실내 체험에 몸을 맡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21일 횡성은 흐림에, 27.6도의 기온과 79% 습도를 기록했다. 오전을 지나며 체감온도는 29.6도까지 오르는 등, 밖에만 있어도 등줄기에 땀이 맺힌다. 오후부터는 소나기가 쏟아질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여름비에 자외선은 여전히 ‘높음’ 단계다. 그래서 현지에서는 “오늘은 동선에 여유를 두고, 실내외를 골고루 누려야 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횡성호수길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횡성호수길

이런 날, 횡성호수길을 찾는 발걸음은 자연스레 늘어났다. 흐린 하늘 아래 호숫가 산책은 다른 계절의 낱낱이와는 또 다르다. 시원한 바람과 나무 그늘이 드리운 벤치에서 사람들은 잠시 숨을 고르고, 빗방울이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전까지는 풍경 속을 천천히 걷는다. “호수 풍경이 흐린 날 더 은은해져서 좋았다”, “햇살보다 그늘 아래 조용한 느낌이 더 위로가 됐다”는 이들의 후기도 많다.

 

오후로 넘어가면 실내 여행지가 새로운 풍경이 된다. 대표적으로 횡성한우체험홍보관은 한우의 모든 이야기를 오감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관, 영상관, 체험 콘텐츠까지 꾸려져 있어 비 소리 들으며 한참을 쉬어가기도 충분하다. 내실 있는 전시 덕분에 “한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아이들과 느긋하게 둘러보기에 제격”이라는 반응이 이어진다.

 

지역 예술작품과 공연, 각종 문화 행사를 누릴 수 있는 횡성문화예술회관도 발걸음을 끈다. 실내 공간이 넉넉해 흐린 날씨에도 여유로운 산책이 가능하다. 조용히 그림 앞에 서 있거나, 움직임이 잦지 않은 대극장 공연을 즐길 때 “비 오는 오후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감상이 늘고 있다.

 

숲과 문화가 만나는 곳, 횡성청태산자연휴양림도 이날 같은 여름비에 제격이다. 산림욕이 필요할 땐 잠깐의 산책, 이후에는 휴양림 실내 시설에서 맑은 공기를 머금은 느림을 배운다. 많은 여행자들이 “날이 흐린 날 오히려 숲이 고요하다”, “습기와 비를 피하며 책을 읽거나, 조용히 쉬는 시간이 너무 좋았다”고 표현한다. 다만, 우천 시 휴양림 입장 운영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최근의 작은 팁이 됐다.

 

비와 흐림, 그리고 높아진 습도. 누군가에겐 여행의 걸림돌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여행 감각을 일깨우는 요소다. “비가 와도 안 멈추고, 그저 그날의 자연을 즐기자”는 반응이 퍼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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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횡성호수길#횡성한우체험홍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