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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영업익 96% 급감”…케이블TV SO, 존속 기로에 선 이유
IT/바이오

“10년 만에 영업익 96% 급감”…케이블TV SO, 존속 기로에 선 이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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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산업이 급격한 수익 악화와 구조적 비용 부담에 직면하며 생존의 기로에 놓였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기존의 수신료·홈쇼핑송출수수료 등 주요 수익원이 대폭 축소되는 반면, 콘텐츠 사용료와 재송신 비용은 꾸준히 상승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다. 올해 SO들의 전체 영업이익이 149억원으로, 2015년(4367억원) 대비 96.3% 감소하는 등 ‘이익보다 세금(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이 더 크다’는 전례 없는 역전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세미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SO 수신료 매출은 5719억원으로 8년 전인 2015년에 비해 39.1%나 감소했으며, 이 감소분이 전체 매출 하락의 70.7%를 차지했다. 홈쇼핑 송출수수료(8.1%↓), 광고(22.8%↓) 역시 하락세를 기록, 전반적인 수익 기반이 위축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재송신 비용은 2017년 대비 38.5% 늘었고, 전체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와 구입비를 제외한 콘텐츠 사용료가 80.4%에 달해, 콘텐츠 비용 부담이 SO 수지구조를 압박하고 있다.

특히 38개 SO가 영업적자에 빠졌고, 지난해 방발기금 총액(250억원)은 SO 전체 영업이익의 168.4%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시장 역전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현상으로, 업계는 “케이블TV SO 산업이 정책 개입 없이 존속 자체가 불가능한 심각한 구조”라고 진단한다. 개벌 기업의 노력이나 시장 기능만으로는 산업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다.

 

김용희 선문대 교수는 “지금이 사실상 구조개혁의 골든타임”이라며, 방발기금 부담 감면·재송신료 인상 동결·홈쇼핑 규제 완화·유동성 긴급지원 등 ‘3단계 구조조정 로드맵’을 제안했다.  

1단계(2024년)로 적자 SO에 대한 방발기금 감면과 규제 완화를, 2단계(2025~2026년)로 방발기금 구조 개편·지역채널 투자 세액공제·편성 자율성 확대, 3단계(2028년 이후)로는 SO와 OTT 융합 신사업, 지역 미디어 허브 도약, 차세대 방송 인프라 구축을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SO 붕괴가 유료방송 전반과 미디어 산업 전체로 연쇄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한다. SO가 단순 시장논리로만 평가할 수 없는 미디어 공공재적 속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향과 제도 정비가 케이블TV SO 생태계 존속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기술과 제도, 산업 구조의 균형 조정이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열쇠가 되고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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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tvso#방발기금#콘텐츠사용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