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영 베개 들었다”…메리 킬즈 피플, 침묵의 충격→선악 경계 무너진 순간
밝은 미소 뒤에 감춰진 우소정의 그림자가 서서히 스며든다. 이보영은 ‘메리 킬즈 피플’에서 극한의 선택 앞에 선 등장인물의 내면을 정교하게 건드리며, 풍부한 결의와 슬픔을 오가는 연기력으로 긴장감을 더했다. 얼음장처럼 굳은 표정과 떨리는 손끝, 침묵 속의 숨 가쁜 호흡까지, 그녀가 보여준 한 장면은 오랜 여운을 남긴다.
‘메리 킬즈 피플’은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의 마지막 선택을 돕는 의사와 이들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삶과 죽음의 모호한 경계 위에서 흔들리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이보영은 조력 사망을 돕는 응급의학과 의사 우소정 역으로 열연한다. 우소정은 환자의 끝없는 고통 앞에서 삶과 죽음의 진실을 직면하며, 선택과 책임이라는 무거운 질문 앞에 홀로 선다.

공개된 화면 속에서 우소정이 환자 앞에서 베개를 들어올리는 순간은 단숨에 시청자들의 숨을 멎게 했다. 얼어붙은 얼굴, 차가운 눈동자, 미세하게 떨리는 손이 보여주는 건 피할 수 없는 긴장과 파괴적인 딜레마였다. 대사 한마디 없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이보영의 연기는 촬영 현장의 공기마저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보영은 “소정이 주변 인물들의 슬픔에 진심으로 이입하며 감정을 따라가기 위해 몰입했다”면서 “조력 사망이라는 주제가 가볍게 보이지 않길 바랐다. 모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그 아픔과 고민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자 집중했다”고 전했다.
연출과 집필을 맡은 박준우 감독과 이수아 작가 역시 “우소정이라는 인물이 죽음과 삶, 또 의사이자 인간인 자신의 소신과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평했으며, 이보영의 압도적인 연기가 작품 전체의 감정선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메리 킬즈 피플’은 이민기, 강기영, 백현진, 권해효, 김태우, 서영희 등 개성 강한 배우들과 조화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보다 깊고 진한 울림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 드라마는 감각적인 연출로 호평받은 박준우 감독과 섬세한 필력을 자랑하는 이수아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신작으로, 오는 8월 1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