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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올해 206곳”…상법 개정 논의에 금융·지주주 강세
경제

“자사주 소각 올해 206곳”…상법 개정 논의에 금융·지주주 강세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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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자사주 소각에 나선 상장사가 8월 말 기준 206곳으로 집계되면서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넘어섰다. 정치권에서 상법 개정 논의가 본격화됨에 따라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기업이 급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자사주 정책 변화가 자본시장과 투자자, 기업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대신증권,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20개사, 코스닥시장에서는 86개사가 연내 자사주 소각을 단행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7개보다 29개 늘어난 수치다. 소각 규모도 확대됐다. 8월 말 기준 자사주 소각액은 약 5,619억 원으로, 2024년 전체인 4,809억 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자사주 소각 올해 206곳…개정안 논의에 금융·지주株 상승
자사주 소각 올해 206곳…개정안 논의에 금융·지주株 상승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는 배경에는 정치권의 상법 개정안 논의가 지목된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된 3차 상법 개정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은 자사주 취득 즉시 소각 의무, 김남근 의원은 1년 내 소각,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6개월 내 소각을 골자로 각각 법안을 발의했다.

 

정책 변화 기대감에 금융·지주사 종목이 크게 오르는 등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뚜렷했다. 지난달 25일 3차 상법 개정안 논의 본격화 이후 SK는 12.15%, LS 9.41%, HD현대 6.23% 각각 상승했다. 증권주에서는 부국증권이 28.41% 급등했고, 대신증권(10.91%), 신영증권(9.33%), 미래에셋증권(4.10%) 등도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핵심 이슈는 자사주 소각”이라며, 상법 개정 논의 및 관련 제도 개선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볼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규제 강화와 자본시장 구조 개혁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기업이 추가 소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소각 이력과 순이익 확대가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및 매입은 주가에 긍정적이지만, 매각 역시 자금 용도가 명확하다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자본 활용의 다양성을 시사했다.

 

정기국회 내내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관련된 입법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당분간 금융·지주사 중심의 주가 움직임과 이에 대응하는 기업 행보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책 방향은 정기국회 논의 상황과 기업 실적, 투자자 대응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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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소각#상법개정#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