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표전 가열 속 당내 노선 충돌”…국민의힘 전당대회 주자들 장외 투쟁·합종연횡
정책과 노선을 둘러싼 국민의힘 당 대표 주자들의 대립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고조에 달했다. 전당대회 D-7인 8월 15일, 각 후보들은 농성부터 침묵시위, 연대 제안 등 방식으로 당심과 여론을 흔들고 있다.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계와 찬탄(탄핵 찬성)계로 뚜렷이 갈린 대립 구도에서, 각 진영의 지지층 결집이 더욱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지난 13일, 김건희 특검의 당원명부 압수수색 시도에 강력히 반발하며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정책협약식에서도 "500만 당원 명부를 압수수색하러 온 특검에 맞서 제 목숨이 끊어져도 당원 명부를 줄 수 없다는 각오로 농성 중"이라며, 당을 바꾸는 혁신 의지를 강조했다. 같은 계열의 장동혁 후보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일 정부와 여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압수수색 영장 발부 규탄' 1인 시위에도 나섰다. 극우 인사 전한길 씨까지 장동혁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히며 강성 지지층 규합 움직임도 강해지고 있다.

이에 맞선 찬탄파 주자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중도층·합리적 보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안철수 후보는 김문수·장동혁 후보의 계엄 옹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는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 라는 손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이며 실천적 메시지에 힘을 실었다. 조경태 후보는 친한(친한동훈)계를 향해 직접 "조경태의 진심을 믿고 도와달라"고 호소했고,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제안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안철수 후보는 이에 선을 긋고 있다.
각 후보들은 당심을 잡기 위한 현장 행보에도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문수·안철수·장동혁 후보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원외당원협의회 정책협약식에 참석해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당무 및 당직 참여 확대와 연석회의 정례화 등 조직 기반 강화 정책을 내놓았다. 반면, 조경태 후보는 부산 일정을 소화하며 "내년 지방선거까지 연패하면 국민의힘의 미래가 없다"며 강도 높은 쇄신론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룰은 책임당원 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를 반영하며, 비상대권 경쟁 구도가 심화되고 있다. 17일과 19일에는 TV 토론회가, 20~21일에는 선거인단 투표 및 여론조사가 각각 예정됐다. 최종 결과는 22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전당대회 개최 후 발표되며, 과반 득표자 부재 시 23일 추가 토론회와 26일 결선 투표로 이어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당권 경쟁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세력 구도와 노선 전환의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공방이 극단으로 치닫는 가운데, 국회와 당내 권력 재편의 향후 방향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