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이야기Y, 조지아주 대규모 단속 참상”…한국인 노동자들 절망→수용소 충격 끝까지 파헤쳤다
새벽 안개를 뚫고 헬기와 군용차량이 쏟아지던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예고 없이 시작된 대규모 단속은 한순간 300여 명의 한국인 노동자를 낯선 두려움 속에 몰아넣었다. SBS ‘궁금한 이야기Y’는 수갑과 쇠사슬에 묶인 채 구금된 노동자들의 깊은 억울함, 하루아침에 뒤바뀐 삶을 카메라에 담는다. 반복된 호명과 잠들지 못한 밤, 노동자들이 허공에 남긴 말들은 고요하게 마음을 파고든다.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던 그날, 이주노동자들은 사전 안내도 없이 강제 연행됐다. 구금센터는 녹슨 수돗물, 곰팡내 밴 죄수복, 낯선 침대 아닌 매트에서 이어지는 불안한 일상만이 존재했다. 워커맨일 뿐 범죄자가 아니라는 호소마저 돌이 될 만큼, 실적 중심의 무차별 단속은 현장 모두를 싸늘한 정적에 빠뜨렸다. 이런 상황에서 합법비자를 가진 이들마저 예외 없이 체포된 까닭에 제도적 허점에 대한 뿌연 의문이 남았다.

누군가는 “실적을 위해 무차별 단속을 벌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카메라는 수용소 안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버티는 이들의 떨리는 목소리와 공허한 시선을 묵묵히 좇았다. 어느새 내일을 잃어버린 사람들, 그 절박한 하루하루는 시청자에게 묵직한 여운의 질문을 던진다. 무엇이 이토록 많은 삶을 무너뜨리고 있는지, 궁금증은 되레 커져만 갔다.
‘궁금한 이야기Y’의 또 다른 시선은 지하철역을 오가던 남자의 미스터리로 향한다. 입 모양을 촬영하고 싶다는 의문스러운 접근, 얼굴이 가까워지는 불안 속에 여성들이 남긴 제보는 휴대전화에 가득 차 있었다. 장애를 내세웠지만, 이 기묘한 행동의 목적은 여전히 안개 속이었다. 19년 전 고등학생이던 제보자까지 비슷한 일을 기억해내자, 제작진은 그 남성의 실제 장애 여부와 숨겨진 동기를 끝까지 파고들었다.
엘라벨에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노동자들, 그리고 입술 영상에 얽힌 19년의 미스터리. 두 개의 진실은 서로 다른 탄식을 머금은 채, 한밤의 시청자에게 날카롭고도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한편 ‘궁금한 이야기Y’는 이 날의 현장과 궁금증을 9월 19일 금요일 밤 8시 50분에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