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기차 수출 급락”…미국 현지생산 정체→국내 산업 충격
현대차그룹의 대미 전기차 수출이 전례 없는 침체를 겪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현지 생산 확장과 동시에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올해 1∼5월 수출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8% 감소한 7,156대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3,906대, 기아는 3,250대를 미국에 수출했다”고 밝혔으며, 전동화 전략 본격화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대미 전기차 수출은 2021년 이후 꾸준히 성장해왔으나, 미국 현지 생산시설 건설과 더불어 미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세 정체가 맞물리며 급감했다. 현대차·기아는 조지아주 HMGMA 공장과 현지 기아공장에서 각각 아이오닉 5, 아이오닉 9, EV6, EV9 등 주요 전기차 모델을 생산해왔으나 뚜렷한 판매 반등에 실패했다. 워즈 인텔리전스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미 현지에서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전기차는 44,555대로, 전년 대비 28% 줄었다. 반면, 미국 전체 전기차 시장은 동기간 5.2% 성장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10월 이후 전기차 세액공제 제도 종료가 예정되면서 하반기 미국 시장 수출과 내수가 모두 위축되는 국면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 감소폭이 최대 연간 4만5,828대에 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생산기반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현대차 울산 1공장의 전기차 생산라인도 올해 벌써 다섯 번째 휴업을 겪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기차 생태계가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면서, “미동반 진출이 어려웠던 국내 부품사는 투자 회수마저 위기”라고 짚었다. 미래차로의 전환을 위한 선제적 투자와 연구개발이 수출 감소와 맞물린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향후 전략 변화와 국내 산업 정책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