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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공룡, 상처 남긴 말의 그림자”…5·18 기부→사과 속 무거운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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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공룡, 상처 남긴 말의 그림자”…5·18 기부→사과 속 무거운 침묵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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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온라인의 흔들림 속에 잡식공룡은 이름보다 더 무거운 책임과 사과를 다시 꺼내 들었다. 푸른 공룡 캐릭터가 보여주던 익살스러움은 논란에 묻혀 조용히 사라졌고, 언젠가 올릴 법했던 기쁨의 소식 대신 날카로운 지적과 반성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스크린 너머의 잡식공룡은 자신의 말을 곱씹으며, 남겨진 상처와 울분 앞에 조심스레 머리를 숙였다.

 

잡식공룡은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을 기부하며 커뮤니티에 인증사진과 함께 다시 한번 깊은 사과를 남겼다. 그는 자신의 “잘못된 언행”을 인정하고, “기부를 한다고 해서 잘못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또한 분명히 명심하겠다”고 털어놨다. 진심 어린 반성과 다짐이 담긴 그의 글은 “앞으로 평생 반성하겠다. 죄송하다”라는 재차 사과의 말로 마무리됐다.

“거센 후폭풍”…잡식공룡, 지역 비하 논란→5·18 재단 기부 사과
“거센 후폭풍”…잡식공룡, 지역 비하 논란→5·18 재단 기부 사과

처음에도 잡식공룡은 자신의 게시물에 담긴 지역 비하, 정치 편향 표현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했고, 계속해서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이어지는 사과문에서 그는 “디엠과 댓글을 읽으며, 얼마나 무지했고 잘못 알고 있었는지 깨달았다”며 자신의 환경과 시각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했다. 무심한 실수라 넘길 수 없는 성찰의 깊이가 글마다 묻어났다.

 

논란의 진원지였던 전라남도 대통령선거 득표 결과와 관련한 게시물은 온라인과 팬덤 양쪽 모두에 씁쓸함을 남겼다. “전남 XX 났음” 등 비하가 담긴 표현과, 이에 동조하는 듯한 잡식공룡의 댓글에는 “전라도 왜 비하하셨나요?” 등 직설적인 질책이 쏟아졌다. 잡식공룡 역시 “(전)라도인임? 긁혔나보네?”와 같은 즉각적인 답변이 또다른 상처로 남았다.

 

공룡 의상을 입고 맛집과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내던 잡식공룡은 약 18만 구독자를 지닌 숏폼 크리에이터다.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밝음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샀지만, 이번 논란 뒤엔 냉정한 시선과 날선 비판이 줄을 이었다. 지역 비하, 정치 편향, 그리고 일련의 사과와 기부 소식은 팬덤의 신뢰와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의 무게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번 사태로 잡식공룡이 반복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강조했으나, 온라인에 새겨진 자국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한 장의 영상, 짧은 한 마디가 남긴 울림은 누구에게나 오래도록 남는다. 잡식공룡이 내린 다짐과 5·18 기념재단에 대한 기부, 그 진심의 파동이 온라인과 팬심에 어떤 결을 남길지, 차분한 여운으로 긴 질문을 남기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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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식공룡#518기념재단#지역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