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숙의 용서와 절망 끝자락”…나한일 주저앉힌 이별 고백→상처로 남은 사랑
어두운 복도 끝, 오래된 기억이 비로소 깨어나는 듯 서늘한 울림이 흐른다. MBN ‘특종세상’에 출연한 정은숙은 잊혀진 첫사랑 나한일을 조용히 소환하며, 비밀스러운 상처와 아픔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내놓았다. 오랜 세월이 빚은 인연은 결국 구치소 유리창 너머 짧은 만남으로 이어졌고, 정은숙은 매일 면회실을 찾는 진심으로 옥중 결혼까지 결심했다.
정은숙은 나한일이 복역 중이던 시절 걸려온 한 통의 연락을 털어놨다. 친구의 전화를 통해 들은 “나한일이 너를 보고 싶어 한다”는 말과, “지금껏 안 풀리던 일이 모두 네게 죄를 져서 그런 것 같다”는 사죄는 오랫동안 잠겨 있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두 사람의 재회는 지난날의 고통을 조금씩 마주하는 과정이었고, 결국 사랑은 구치소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옥중 결혼 이후 3년간 깊어진 상처와 오해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고, 결혼 생활은 아물지 못한 채 균열을 키웠다.

2016년 재혼으로 이어졌지만, 두 사람의 동행은 2020년 이혼으로 끝났다. 나한일이 전처 유혜영과 다시 재결합했다는 소식은 정은숙을 깊은 슬픔 속으로 몰아넣었다. 그는 “말로 다 못할 배신감에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고백하며, 오랜 시간 분노와 절망을 견뎌낸 상처를 덤덤히 전했다. 그 후 정은숙은 일상마저 흔들렸고, 촬영장 출입조차 회피했음을 솔직히 털어놨다.
첫 번째 결혼 역시 평탄하지 않았다. 동갑내기 친구와 새 출발을 꿈꿨으나, 첫사랑 나한일의 그림자는 지워지지 않았다. 유명인의 삶에서 비롯된 사소한 다툼, 예민해진 일상, 결국 반복된 갈등이 결혼 1년만에 끝을 맺게 했다. 지친 시간 끝, 정은숙은 몸으로 아픔을 앓아야 했고, 신장과 위장에 번진 스트레스성 염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모친의 죽음 이후 다시 찾아온 나한일의 연락은 양가 어머니가 맺어준 재회의 환상으로 이어졌으나, 씁쓸한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정은숙은 과거의 사랑을 되뇌며 자신을 다잡는 모습을 보였고, “처음도 마지막도 결국 악연이었다”는 한마디에 자존심과 쓸쓸함이 서려 있었다.
멀어진 시간과 아물지 못한 상처 앞에서 정은숙은 삶을 다시 끌어안는 용기를 조금씩 찾아갔다. 사랑이지만 가장 아픈 이름이 돼버린 나한일을 향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딛고 일어선 정은숙의 진심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정은숙과 나한일의 상처 어린 재회, 그리고 이별의 순간은 5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