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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 55용사 딸들, 잠실야구장에서 우뚝”…현역 장교 시구·시타→국민 울림 확산
정치

“서해수호 55용사 딸들, 잠실야구장에서 우뚝”…현역 장교 시구·시타→국민 울림 확산

한지성 기자
입력

6월의 길목에서 조용히 물결치던 잠실야구장에는 위로와 기억, 그리고 자부심이 겹겹이 쌓였다. 해군 현역 장교로 임관한 김해나 소위와 조시은 소위가 각각 시구와 시타로 서울 하늘 아래 깊은 울림을 남겼다. 두 군인은 각각 천안함 사건과 제2연평해전에서 나라를 위해 전사한 용사의 딸로, 올해 6월 보훈의 달을 맞아 서해수호 55용사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의 한가운데에 섰다.

 

김해나 소위는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순국한 김태석 원사의 딸이다. 이번 행사의 시구자로 나서며 “해군의 일원으로서 뜻깊은 자리에 설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1일 임관한 뒤 해군교육사령부에서 함정초군반 교육을 받고 있으며, 9월 교육을 마친 후 실제 함정에 배치될 계획이다.

서해수호 55용사의 현역 장교 딸, 프로야구서 시구·시타
서해수호 55용사의 현역 장교 딸, 프로야구서 시구·시타

타석에 오른 조시은 소위 역시 제2연평해전에서 최전방을 지킨 고 조천형 상사의 딸이다. 함포 사수였던 아버지의 헌신을 가슴에 안고, “서해수호 55용사를 잊지 않고 보훈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기길 바란다”며 국민들에게 잔잔한 당부를 남겼다. 3월 임관한 조 소위는 이지스구축함 전투체계 공통 과정 교육을 받는 중으로, 이달 내 교육을 마치고 서애류성룡함의 작전보좌관으로 새 출발을 앞두고 있다.

 

잠실야구장에서의 이들은 단순한 시구·시타 이상의 상징을 품었다. 55인의 해군과 해병대 용사, 그리고 그 가족의 이야기 속 살아있는 역사의 무게를 등에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해수호 55용사는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 등에서 목숨을 바친 젊은 군인들과 구조작전 중 순직한 동료까지 아우른다. 유일무이한 희생과 헌신이 불러일으킨 책임의식이 오늘의 침묵 속 마운드와 타석에 또렷이 아로새겨졌다.

 

이날 시구와 시타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SG 랜더스의 공식 경기에 앞서 거행됐다. 국민들이 경기장 곳곳에서 흐르는 경건함과 감사의 무게에 다시 한 번 마음을 모았다. 해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희생의 의미가 넓게 퍼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해군은 앞으로도 보훈의 달을 계기로 순국 용사와 그 가족들을 기리는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가적 울림이 일상 속에 정착할 수 있을지,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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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나#조시은#서해수호55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