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등판 독식”…정현수·김상수·송재영, 롯데 불펜→김태형 감독 운용 고심
뜨거운 여름밤, 롯데 자이언츠 불펜진엔 묵직한 책임감이 감도는 듯했다. KBO리그 등판 순위 1~3위를 모두 차지한 롯데 불펜의 이름은 지친 어깨에도 희망을 새기고 있었다. 분투와 부담 사이, 김태형 감독의 노련한 선택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순간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27일 현재 KBO리그에서 불펜 투수진 운용에 있어서 뚜렷한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좌완 정현수는 벌써 35경기에 출전하며 전체에서 가장 많은 등판 기록을 세웠고, 우완 김상수는 33경기, 좌완 송재영이 32경기로 바로 뒤를 이었다. 현 시점 출전 상위권에 올라 있는 선수들 모두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필승조 정철원 역시 29경기 출전으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출전 경기수 상위 8명 가운데 4명이 롯데 소속이라는 점은, 팀 마운드의 체력 부담이 고조되고 있음을 상징했다.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수록 불펜 소모와 함께 부상 위험 역시 현실적인 위협 요인으로 새겨지고 있다.
롯데를 이끄는 김태형 감독은 선수들의 출전 빈도를 면밀히 살피며 운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불펜 선수들이 많은 경기에 출전해 염려되는 건 사실”이라며, 투구 수와 이닝 조절을 통해 하중을 최소화할 계획을 밝혔다.
실제로 좌완 정현수는 35경기에 등판했으나, 투구 수는 417개, 이닝은 23과 3분의 1에 그쳤다. 이는 김태형 감독이 투수별로 짧은 이닝을 맡기며 전력 분산에 힘써온 결과로 풀이된다. 체력적 소모를 덜고자 세부 지표까지 신경 쓰는 그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롯데 불펜진 내부에는 긍정적인 기류가 흐르고 있다. 정철원은 “두산 시절 김태형 감독님의 운용 방식에 익숙해, 지금 롯데에서도 큰 무리 없이 임무를 소화할 수 있다”며, "선수가 자기 관리에 집중한다면 우려할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정철원은 두산 시절 2022년 58경기, 72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3.10을 기록, 신인왕에 올랐던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이력은 롯데 이적 후에도 자신감을 유지할 수 있는 자산이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롯데는 외부 선수 영입과 2군 선수 육성도 속도를 높이며 마운드의 부담 분산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구상하고 있다. 특히 다가오는 주말 홈경기와 7월 일정에서 중위권 도약을 위해 단단한 불펜 층 확보가 절실한 분위기다.
치열하게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KBO리그 하반기, 김태형 감독의 세심한 운용과 불펜진의 분투가 롯데 자이언츠 순위 반등의 실마리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다시 길어진 저녁 어스름 아래, 난간에 걸쳐진 송재영의 어깨, 벤치에서 조용히 물을 마시는 김상수의 호흡, 더그아웃 한편에서 끓는 침묵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정현수의 시선은 어느새 롯데 마운드의 새로운 풍경이 됐다. 이 여름, 롯데의 불펜은 흔들리는 마운드 위에서 또 한 번 묵묵한 성장을 준비한다. 2024시즌 KBO리그 하반기, 롯데의 투혼은 주말 홈경기와 함께 야구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