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독주 흔들까”…티빙·웨이브 통합 OTT, 시장 판도 전환→관전 포인트 집중

국내 OTT 시장의 거대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티빙과 웨이브의 통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를 견제할 새로운 국내 거대 플레이어의 등장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번 조건부 승인에는 내년 말까지 기존 요금제를 유지할 것이라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이용자 부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안정적 시장 환경 구축이라는 시장적 균형이 도모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이 통합이 그간 외국계 플랫폼에 집중된 K-콘텐츠 유통 주도권의 재편을 촉진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정부 출범 이래 K-콘텐츠 육성과 토종 OTT 생태계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본격화된 가운데,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은 시장 구조의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티빙의 716만, 웨이브의 413만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단순 합산하면 1129만명에 이르러, 현재 1451만명의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게 된다. 쿠팡플레이(715만명)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공정위가 보고서에서 양 사의 '상이한 충성 구독자 군'을 지적한 점 또한 주목된다. 실제 티빙이 보유한 한국프로야구 독점중계, 웨이브의 지상파 수급력 등은 상호 보완적으로 이용자 만족도와 플랫폼 체류 시간 증대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넷플릭스의 자본력 및 투자 생태계와 비교하면 토종 OTT의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와 플랫폼 혁신이 필수라는 지적 역시 제기된다.

한편 통합의 남은 과제로는 양사 주주 전원 동의라는 문턱이 남아 있다. 특히 티빙의 2대 주주인 KT의 입장이 변수로 부상한다. KT는 합병의 전략적 필요성과 티빙 주주가치 부합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의 대형화가 글로벌 진출의 디딤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단순 규모 확장 이상의 혁신 전략이 뒷받침돼야 시장 지배력 확보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향후 K-콘텐츠의 유통 패러다임 전환과 국내 OTT 생태계의 질적 진화가 이루어질지, 산업계와 정책 당국, 그리고 소비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