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한미정상회담 성사 주목”…이재명, 유엔총회서 대북 메시지 고심
한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미국 뉴욕 유엔총회 무대에 선다.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한반도 평화, 북한과의 대화 재개라는 두 가지 축을 놓고 이 대통령의 외교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제80차 유엔총회 참석 일정을 확정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한 과정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국제 현안에 대한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 이후 약 석 달 만에 다시 한 번 세계 다자외교 정상 무대에 오르는 이 대통령의 행보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그는 지난달 워싱턴DC에서의 첫 한미정상회담 이후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방미 길에 나서며,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변화된 위상을 강조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최근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를 극복했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천명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제도적 안정성과 사회적 회복력을 국제사회에 각인시켜 외교적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인공지능 보안, 보건 협력 등 한국이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 공을 들여온 현안도 연설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향한 대북 메시지 수위에 국내외 시선이 쏠린다. 1988년 제43차 유엔총회 연설 이후로, 역대 한국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지속적으로 평화와 대화 의지를 전달해왔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촉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정치권에서 잇따랐다. 특히 북·중·러 간 전략적 밀착이 부각된 직후 유엔에서 나오는 메시지인 만큼, 이 대통령의 연설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관여를 촉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유엔총회 참석을 예고해 2차 한미정상회담이 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양국 정상은 대북 대화 재개 필요성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실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환담이나 약식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해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선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를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언급했으며, 이번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해법을 둘러싼 후속 메시지 표출 여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이번 뉴욕 회동은 10월 경북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앞서 한미 양국 물꼬를 트는 ‘가교’ 역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APEC 참석 가능성도 높은 만큼, 양 정상 간 정기적 접촉 기회 확대 역시 논의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한편 일본의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역시 유엔총회 방문이 유력해 한미일 3국 정상 대면이 이뤄질지 외교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자 외교무대에서 한미일 협력이 재확인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될지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강유정 대변인은 “정상외교가 있을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구체적 일정을 밝힐 단계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강조했다. 국가적 정치 혼란 극복 이후 신뢰 회복을 다짐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가 한반도 정세에 어떤 반향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이날 대통령실은 유엔총회를 시작으로 하반기 외교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며, 향후 정상외교 성과는 국내 정치와 안보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