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한 방울로 조기 예측”…KBSI, 삼중음성유방암 재발 진단 새 전환점
혈액 기반 단백질 분석이 난치성 유방암 진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주도의 연구진은 환자 혈액으로 삼중음성유방암의 재발 위험을 조기 예측하는 액체생검 기술을 개발했다. 이 방식은 미세유체 칩과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결합해 기존 진단법에 비해 높은 민감도(90%)와 특이도(95%)를 확보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정밀의료 전환점’과 동시에 삼중음성유방암 맞춤 치료 경쟁의 분수령으로 해석하고 있다.
KBSI 디지털오믹스연구부 정영호·현주용 박사팀과 연세대 의과대학, 성신여대 바이오신약의과학부 공동연구진은 7일, “현재 임상에서 검사 접근성이 떨어지고 재발 예측이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 환자들을 위해 비침습적으로 혈액만으로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진단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삼중음성유방암은 표적 항암제가 작용하지 않는 고위험 암종으로, 기존 조직 생검이나 영상의학 진단에 한계가 크다.

연구팀은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종양 유래 엑소좀(tdEV·tumor-derived extracellular vesicles)을 미세유체 칩으로 분리한 뒤 단백체 깊이분석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ECM1, MBL2, BTD, RAB5C 등 4종 단백질이 재발 및 생존율과 유의미하게 연관됨을 밝혀냈다. tdEV 단백질 점수(protein score)는 해당 4종의 발현 수준을 통합 계산한 값으로, AUC 0.986이라는 매우 높은 진단성능지표(Area Under Curve, 민감도·특이도 총합)를 기록했다.
삼중음성유방암 환자 관리에는 진단 정확도와 예후 예측의 실효성이 필수적이다. 기존 유방암 영상검사법 대비 혈액 기반 진단은 빠른 회복, 반복 검사 용이성, 환자 부담 감소의 이점을 가진다. 연구진이 직접 개발한 미세유체 칩 시스템과 머신러닝 기반 판별 알고리즘은 tdEV 내 단백질 변동을 기존 기술보다 정밀하게 판별해냈다.
글로벌 액체생검 시장에서도 tdEV 단백질 분석은 암 진단·모니터링 분야의 혁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유럽에서는 이미 다양한 암종을 대상으로 엑소좀 마커 검증과 상용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번 KBSI 연구는 국내외 정밀의료 경쟁에서 중요한 기술 축적 사례로 꼽힌다.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환자군 확대, 장기적 추적 데이터, 정부 승인 등 추가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혈액 단백질 지표가 실제 환자 조직 병리 결과와도 일치함을 보여 신뢰도를 뒷받침했다. KBSI 정영호 박사는 “비침습적 액체생검으로 위험군 환자를 빠르게 선별하고, 맞춤형 치료전략까지 연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삼중음성유방암 환자군에 액체생검을 조기 배치함으로써, 장기생존율과 삶의 질까지 개선할 수 있다며 향후 보험 제도 개선, 데이터 관리 및 임상 신뢰도 확보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