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변의 북중 동맹”…김정은, 시진핑과 전략 협력 의지 천명
북한과 중국이 다시 한 번 전략적 동맹을 강화하며 동북아 정세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 참석을 계기로 베이징을 방문해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북중 정상은 '친선 불변'을 강조하며 고위급 교류 확대와 전략적 협조 의지를 함께 내비쳤다.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이 조중 친선관계의 불변성과 불패성을 보여주는 역사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래왕과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해나가기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대외관계 분야에서 두 나라 당과 정부가 견지하고 있는 자주적인 정책적 입장에 대해 서로 통보하였으며, 국제 및 지역문제에서도 전략적 협조를 강화해 공동의 이익을 수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조중 사이의 친선 감정은 변할 수 없으며, 조중관계를 부단히 심화 발전시키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도 국가의 주권과 영토 완정, 발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중국 공산당과 중화인민공화국 정부의 노력을 전적으로 지지·성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중조는 운명을 같이하고 서로 돕는 훌륭한 이웃이자 벗, 동지”라며 “중국 당과 정부는 전통적인 중조친선을 고도로 중시하고 있으며, 중조관계를 공고히 발전시켜나갈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국제정세가 어떻게 변해도 이 입장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조선이 조선식 사회주의 위업의 새로운 국면을 개척하는 것을 앞으로도 지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선 과거와 달리 ‘한반도 비핵화’ 관련 언급이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1∼4차 북중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시진핑 주석이 이를 지지한다는 공식 메시지가 포함됐던 것과는 달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양국이 전략협력에 집중하는 가운데 핵 문제 등 민감한 현안을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조용원·김덕훈 당 중앙위원회 비서, 최선희 외무상, 김성남 당 국제부장, 리룡남 주중 대사가 배석했으며, 중국 측에서는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인 차이치, 왕이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인융 베이징 시장,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 등이 참석했다. 회담은 친선적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저녁 전용 열차로 베이징 역을 떠났으며, 딸 김주애는 첫날 도착 때만 모습을 드러내 이후 공식 행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북중정상회담을 계기로 내달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일에 맞춘 중국 고위 인사의 방북, 시진핑 주석의 평양 답방 가능성 등 양국 고위급 교류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북한은 어려운 시기에도 전통적 동맹을 과시함으로써 미국 등 국제사회의 견제에 공동 대응하는 전략적 의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날 양국 정상은 전략적 협조 강화에 방점을 두며 외교 안보 지형에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고조되는 미중 패권 경쟁과 한반도 정세 전환 국면에서 북중 협력의 복원이 향후 정세에 파급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향후 양국의 추가 교류와 함께 한중관계, 남북관계 변화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