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수의 길”…김자인, 서울 세계선수권 결선 사수→경력과 도전을 안다
경기의 무게가 무대 위에 내려올 때, 김자인의 눈빛엔 여전히 결연함이 담겨 있었다. 출산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동료들과 함께 코스를 오르내리며,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버팀목으로 자신만의 기록을 써내려왔다. 응원 속에 더욱 또렷해진 결선 진출의 의지는 수많은 도전의 시간과 겹쳐, 선수로서 느끼는 자부심과 책임을 동시에 곱씹게 했다.
2025년 9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개막하는 IFSC 스포츠클라이밍 및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팬들 앞에서 펼쳐진다. 서울 올림픽공원 한얼광장과 케이스포돔에서 예선과 결선이 이어지며, 약 60개국 1천여 명의 클라이머가 명예와 한계를 향해 모일 예정이다. 대한산악연맹은 이번 대회에 국가대표 12명, 후보 선수 포함 총 24명이 리드, 볼더링, 스피드 3종목에 출전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스 콘퍼런스 현장에서는 베테랑이자 ‘엄마 선수’로 주목받은 김자인의 각오가 이목을 끌었다. 김자인은 2005년 세계선수권 첫 출전 이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쌓아왔으며, 2015년 결혼과 2021년 출산 뒤에도 꾸준히 세계 대회 무대에 섰다. 그는 “세계선수권을 오래 출전했지만,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반드시 후회 없이 임하겠다”며 “메달보다 결선 진출 자체에 의미를 두고, 등반 자체가 영광”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최연장자이자 엄마 선수로서 어린 동료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고,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는 생각도 전했다. 같은 리드 종목 서채현은 “실수 없이 기량을 펼치겠다”고 했고, 여자 스피드 정지민, 성한아름 등도 자신만의 목표와 함께 꾸준한 도전 의지를 내비쳤다. 동안 대표팀은 젊은 선수들과 경험 많은 선배들의 협업 속에서, 더욱 견고한 팀워크와 성장의 계기를 다듬고 있는 모습이었다.
대한산악연맹 측은 “이번 세계선수권이 후배 선수들에게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며, 한국 스포츠클라이밍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각국 정상급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이번 국제 무대는, 경기 뿐 아니라 세대를 잇는 도전의 의미도 담아낸다.
긴장과 설렘 사이의 시간을 걷는 선수들, 그리고 땀방울 속에 쌓아온 꿈.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이어질 이 여정은, 관중의 숨결과 함께 더욱 빛을 더할 예정이다. IFSC 스포츠클라이밍 및 파라클라이밍 세계선수권대회는 2025년 9월 20일부터 2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