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 아킬레스 부상”…남자배구대표팀 운명은→세계선수권 앞두고 비상 신호
훈련장에 감도는 팽팽한 긴장 속, 대표팀의 상징이었던 세터 황택의의 공백은 현장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했다. 11년 만에 마주한 세계선수권 도전이기에 선수단의 표정에는 각오와 동시에 조심스러운 불안감이 교차했다. 팬들의 시선 역시 대표팀의 부상 악재에 한층 모여들었다.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은 6월 29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배구국가대표훈련장(CDV)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일정은 2014년 이후 처음 맞이한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팀 조직력과 실전 적응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브라질은 FIVB 세계랭킹 4위, 최근 VNL에서 7승 1패를 기록하고 있어 더욱 의미 깊은 훈련 환경을 제공한다. 대표팀은 현재 브라질 B팀과 합동 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표팀은 오는 5일 산타카타리나로 이동해 6일부터 12일까지 브라질 B팀과 공식적으로 네 차례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전지훈련 이후에는 9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무대에 오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한국은 프랑스, 아르헨티나, 핀란드와 함께 조별리그 C조에 속했다.
그러나 대표팀 내부 사정은 순탄치 않다. 5월 소집 때부터 시작된 부상 악재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피로 골절로 이탈한 데 이어, 나경복과 임성진도 각각 손목과 무릎 부상으로 등록 명단에서 빠졌다. 가장 뼈아픈 소식은 주전 세터 황택의의 부상이다. 황택의는 네이션스컵 2경기 이후 아킬레스건에 이상을 호소, 현지 검진 결과 아킬레스건 손상이 확인됨에 따라 브라질 전훈에서 빠지게 됐다.
황택의의 진단은 최소 8주. 소속팀으로 복귀해 집중적으로 치료와 재활을 이어갈 예정이나, 9월 세계선수권 출전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세터진은 김명관이 대신해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새로운 조합을 실험하는 상황이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은 “주축의 연이은 부상은 아쉽지만, 변화된 조합과 새로운 시스템으로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팬들은 SNS 등 온라인을 통해 대표팀 선수단을 향한 걱정과 함께 따뜻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선수단 내부에서도 분위기를 다잡고, 경험치와 조직력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다.
대표팀은 13일 귀국해 일주일간 재충전 시간을 갖고, 23일 재소집을 앞두고 있다. 이후 8월 17일부터 24일까지는 중국 장쑤성 장자강에서 동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컨디션을 다시 점검할 계획이다. 동아시아선수권 이후에는 최종 명단 확정과 함께 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한 마지막 담금질을 이어간다.
주전 세터를 비롯한 핵심 자원들의 건강이 확실치 않은 가운데, 남은 기간 동안 대표팀이 내부 경쟁과 조합 변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오래 기다린 세계선수권 무대 앞에서, 과연 대표팀은 어떤 결과와 서사를 만들어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